韓·日 격차 35억달러 불과 … 수출액 격차 역대 최저반도체·자동차 '쌍끌이' 힘입어 韓 수출 7000억달러 '순항'
  •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한국이 역대 최대 수출 목표를 향해 순항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한일 간 수출액 격차가 역대 최소로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의 수출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글로벌 경제 데이터업체 CEI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액은 334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70억달러)과 비교해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3.6% 감소한 3383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수출에서 일본을 앞선 적이 없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전자, 조선, 기계 등 주력 산업을 기반으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수출 규모가 1990년대 4000억달러대로 커진 데 이어 2000년대 7000억달러, 2010년대 8000억달러 규모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은 2011년 823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우하향하는 추세다. 주력인 자동차·조선·중간재 등 산업이 중국과 한국 등의 도전으로 고전하면서 최근 수출이 2021년 7560억달러, 2022년 7358억달러, 지난해 7173억달러 등으로 꺾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인공지능(AI) 붐을 탄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인기로 인한 자동차 판매 확대로 수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 수출은 2021년 6444억달러에서 2022년 6836억달러로 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지난해 6322억달러로 다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상반기까지 격차가 35억달러에 불과해 일본의 수출 정체 추세에 한국의 수출 상승세가 더해지면 연간 수출액의 한일 간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김우종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수출 주력인 자동차 분야에서 최근 부품 인증 신뢰도 이슈가 제기되는 등 전반적으로 수출 회복이 더딘 상태"라며 "반면,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 수출액 역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세는 세계 주요 수출국 사이에서도 독보적이다. CEIC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으로 9.9%에 달한다. 그 뒤를 멕시코(4.4%), 미국(1.4%), 중국(0.1%), 이탈리아(0.1%) 등이 따랐고, 일본(-3.2%)을 비롯한 독일(-0.1%), 프랑스(-1.2%), 캐나다(-1.8%), 네덜란드(-5.3%)는 오히려 수출이 줄었다. 1∼5월 누계 수출액 기준 한국은 세계 7위로, 지난해 7위 프랑스를 역전했다.

    한편 상반기 수출이 좋은 흐름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수출도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수출이 7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상반기 3300억달러를 넘기면서 정부가 제시한 연간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 초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된 수출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고의 수출 투자 목표로 달성해서 민생경제의 활력을 회복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우리가 전 세계에서 5~6위 정도 되는 명실상부한 수출 강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