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영업익, 18%·20% ↑IT 패널 판매 증가·게이밍 모니터 인기“3~4분기 성수기… 투자·하이엔드로 대응”
  • ▲ ⓒ삼성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1분기만에 역성장을 벗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정보통신(IT)용 고부가가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경쟁력 향상에 선제 집중했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10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호실적은 화면을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Flexible) 올레드와 단단한 리지드(Rigid) 패널 등 전반적으로 패널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안정적인 수요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가동률이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은 전 분기와 유사한 90% 이상을 유지했다. 동시에 게이밍 모니터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힘을 보탰다. 

    지난 31일 삼성전자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부사장은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 고객 요청에 적기 공급을 진행했다”면서 “대형 디스플레이는 신규 출시한 고해상도 고주사율 모니터 제품이 게이밍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TV는 하이엔드 세그먼트에서 자발광 제품의 침투율 확대로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삼성디스플레이는 1개 분기만에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앞서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56% 줄어든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용 올레드 패널 공세가 이어지며 경쟁이 심화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1분기 소폭 주춤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몇 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연결기준 영업익 10조4400억원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0년 부임한 최주선 사장의 고부가가치 올레드 경쟁력 향상에 선제 집중해온 전략이 효과를 발휘해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하던 2020년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장을 맡아 미·중 분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산적한 경영환경 속에서 회사를 이끌어왔다. 처음 2년간은 당시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사장과 투톱체제로 함께 담당했지만, 2022년부터는 겸직해오던 대형사업부장에서 손을 떼고 대표이사 업무에 집중해왔다. 

    그는 액정표시장치(LCD) 철수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화라는 미션을 부여받고 회사의 체질개선에 앞장서왔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5월 적자를 보던 LCD사업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IT용 올레드에 집중하면서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어왔다. 동시에 대형사업에서는 게이밍 모니터 등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업계 전반의 위기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전통 성수기인 3~4분기 접어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회복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하며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라인 최적화와 선제적 투자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5.5세대 리지드 라인과 6세대 플렉시블 라인에서 OLED 제품을 적극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까지 8.6세개대 라인에 4조원 이상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운영해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QD-OLED 패널이 탑재된 모니터 수요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주선 사장은 4년간 성공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어온데다 올해 초 디스플레이협회 회장까지 맡게 되며 내년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면서 “5년 연속 자리를 보전한다면 역대 대표이사 중 가장 오래 재직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