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지분 8.59→10.03%로 확대 글라스 지분 7.62→7.05%로 축소정몽익 글라스 회장 과도한 보수 두고 갈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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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과 각을 세웠던 국민연금공단의 KCC 관련 지분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KCC글라스 지분은 줄인 반면 형제 회사인 KCC 지분은 늘리고 있다.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일단은 상승세가 가파른 KCC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KCC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8.59%에서 올 3월 말 9.76%, 최근 10.3% 등으로 확대됐다. 국민연금은 KCC 지분 19.58%를 보유한 정몽진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반면 정몽진 회장의 동생인 정몽익 회장이 이끄는 KCC글라스에 대한 지분율은 지난해 말 7.62%에서 올 1분기 7.07%로 다소 줄였다. 정몽익 회장 26.95%, 정몽진 회장 8.56%에 이은 3대 주주다.

    형제 회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 행보가 눈길을 끄는 것은 주총 과정에서 대척점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국민연금은 정몽익 회장의 과다 보수체계를 문제 삼아 KCC글라스에 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을 통지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공개서한을 보낸 건 2022년 남선알미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2023년 동안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으나, 비공개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한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에 KCC글라스를 임원보수한도 적정성과 관련해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으며, 2024년 동안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2021년부터 KCC글라스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보수한도 안건에 대해 꾸준히 반대 의사를 내비쳐왔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도 ‘보수금액이 경영성과에 연계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대표를 던졌으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자 공개서한을 발송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연금은 KCC글라스에는 보수한도 관련 경고장을 날리면서도 KCC 지분은 지속 확대했다. 올 들어 KCC글라스 주가는 지지부진했던 반면 KCC 주가는 강세를 보여왔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의 투자 판단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KCC 주가는 연초 22만8500원에서 8월 1일 종가기준 33만원으로 올 들어 44.4%(10만1500원) 증가했다. 이 사이 시가총액도 2조306억원에서 2조9325억원으로 9000억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KCC글라스 주가는 4만1000원에서 4만2500원으로 3.7%(1500원) 오르는데 그쳤다.

    한편 KCC글라스는 지난달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되는 보상위원회에서는 ▲대표이사·사내이사의 성과평가 및 보상정책 수립 ▲대표이사·사내이사의 보수에 관한 사항 ▲주총에 제출할 등기이사 보수의 한도 ▲위원장의 선임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몽익 회장은 2021년 34억5000만원, 2022년 34억8300만원, 2023년 34억5200만원 등 보수를 수령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등기이사 보수총액의 85% 이상을 정 회장이 가져갔으며 지난해에도 69% 수준의 보수를 수령했다. 지난해에도 김내환 대표 퇴직금을 제외한 일반 보수총액 대비 정 회장의 보수 비중은 8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