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김장한 디마이너스원 공동 대표 인터뷰설립 7년차 디마이너스원, 글로벌 광고제서 수상 이어가며 크리에이티비티 인정 받아"좋은 광고라면 해외서도 통할 것이라 믿어… 글로벌 어워드 도전, 수상보다 캠페인 확산이 목표""더 나은 내일을 위한 캠페인, '디마원'스럽게 계속해서 유지해 나갈 것"
  •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좌)·김장한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좌)·김장한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흔히 '착한 광고'라 하면 환경, 인권 등과 관련된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강조하는 공익 광고를 떠올린다. 상업적인 이익과는 별개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착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착한 광고'는 참신한 크리에이티브와 경쟁력있는 인사이트를 강조하는 '상업 광고'와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 기류가 흔들리고 있다. 쟁쟁한 브랜드의 상업 광고와 경쟁해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 이노베이션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24, 클리오 스포츠 어워즈(Clio Sports Awards) 2022, 2022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ARS), 2021 앤어워드 등 글로벌 어워드에서 연이어 수상하는 등 뾰족한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로 '착한 광고'의 패러다임을 깨고 있는 설립 7년차 독립 광고대행사 디마이너스원이 그 주인공이다.

    브랜드브리프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디마이너스원 본사에서 김동길·김장한 공동 대표를 만나 디마이너스원이 추구하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캠페인'에 대한 인사이트와 비전을 공유했다.

    지난 2018년 문을 연 디마이너스원은 대학생 시절 공모전에 함께 참여하며 광고인의 꿈을 키워 온 김동길, 김장한 대표가 창업한 독립 광고대행사다. 

    김장한 대표는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보자는 작은 목표로 시작했고, 지금은 그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클라이언트들이 문을 두드리는 회사가 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이 업을 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동길 대표는 "회사를 창업했던 이유는, 우리가 만든 캠페인을 더 널리 알리고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로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 실제로 효과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 대표(좌), 김장한 대표(우). ©디마이너스원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 대표(좌), 김장한 대표(우). ©디마이너스원
    디마이너스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클리오 스포츠 어워즈(Clio Sports Awards 2022)'에서 '모두의 드리블(The Drible-Made Route)' 캠페인으로 이벤트 체험 부문 금상, PR 부문 은상을 차지하면서다. 이 캠페인은 '축구공이 갈 수 있는 길이라면 휠체어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K리그 팬들과 함께 공을 드리블해 휠체어가 갈 수 있는 이동약자 지도를 제작해 호평 받았다. 또한 학생 독립운동가들의 '명예 졸업식'을 담은 빙그레의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캠페인으로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은상과 동상을 차지했으며, 세계 최고 권위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이노베이션 부문 쇼트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디마이너스원의 도전은 광고제에만 국한 돼 있지 않다. 김장한 대표는 올해 만 30세 이하의 글로벌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이 칸 라이언즈 현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LC)'에 한국 대표로도 출전했다. 한 회사를 이끄는 대표로서의 신분에서 잠시 벗어나, 그야말로 '계급장'을 뗀 경쟁에 도전한 것이다.

    그는 "올해가 YLC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였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며 "YLC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의 기준과 흐름, 트렌드 등을 광고의 중심지인 칸 라이언즈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칸에 가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것들을 직접 보고 왔다는 게 가장 큰 인사이트가 됐다. 그 경험을 새로 기획하는 캠페인에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 ▲ 김장한 디마이너스원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 김장한 디마이너스원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이처럼 전 직원이 1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독립 대행사가 계속해서 글로벌에 도전하고, 수상까지 하는 이변을 낳고 있다. 빠듯한 실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에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를 묻자 "정말 좋은 광고라면 해외에서도 통할텐데, 왜 도전하지 않겠어요?"라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김장한 대표는 "크리에이티브엔 경계가 없다는 얘길 많이 한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면 국내에서만 작용하는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물론 광고제가 좋은 광고임을 평가해주는 절대적 기준은 될 수 없지만, 우리가 만든 캠페인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게끔 해주는 계기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광고제는 캠페인을 더 확산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자, 공신력 있는 크리에이티브 인증 마크와도 같다"고 설명했다.

    김동길 대표는 "좋은 아이디어는 정성적 평가가 기준이 된다. 광고제는 그 기준을 객관화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우리처럼 작은 규모의 회사들에겐 중요한 홍보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며 "실제로 광고제 수상 후 클라이언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고, 비즈니스에 실질적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좌)·김장한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좌)·김장한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점차 회사 규모가 커지고 비즈니스도 확대되면서 창업 초창기에 세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캠페인'에 대한 디마이너스원만의 정의도 진화하고 있다.

    김장한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선(善)한 캠페인을 하고 싶어서 자발적인 선제안을 주로 진행해왔지만, 지금은 클라이언트의 니즈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브랜드가 가진 가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출발한 착한 캠페인을 그저 '착한 일'로만 끝내는 것은 디마이너스원이 추구하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캠페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착한 캠페인이 널리 홍보되고, 비즈니스로도 연결돼야만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착한 활동들이 비즈니스 목적으로도 달성될 수 있도록, 사회 공헌과 기업 브랜드 홍보가 같이 갈 수 있는 구조를 꿈 꾸면서 그 방향으로 크리에이티브를 설계해 나간다"며 "브랜드의 비즈니스 목적에도 도움이 돼야 사회공헌의 파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길 대표는 "기업이 하는 공익 활동이 비즈니스로도 연결될 수 있는 공익성의 상업화를 지향한다"며 "광고제 수상을 위해 만든 광고나, 보여주기식으로 만든 착한 캠페인은 최대한 지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장한 대표는 "이처럼 디마이너스원의 색깔이 어느덧 갖춰지다보니, 클라이언트들도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가 뚜렷하다"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든다는 대원칙 하에, '디마원(디마이너스원)'스럽지 않은 프로젝트는 거절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좌)·김장한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 디마이너스원 김동길(좌)·김장한 공동 대표. ©서성진 기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광고 업계에서 오로지 '착한 광고'로 새로운 길을 연 디마이너스원(D-1)이 꿈 꾸는 디데이(D-day)는 어떤 모습일까.

    김동길 대표는 "유토피아를 만들고 싶다"는 흥미로운 대답을 내놨다.

    그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캠페인으로 사회적 주목도 받고 상도 타고 성취감도 느끼면서, 동시에 스트레스 없이 기분 좋게 일하고 휴식 시간도 보장되고 처우적인 부분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다"며 "함께 만든 캠페인이 직원 모두의 처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역설했다.

    김장한 대표는 "최근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그 기술을 잘 쓰고 화려하게 활용하는 것 보다, 그 기술로 인해 소외되는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그들을 위한 기술을 잘 쓰는 회사가 되고 싶다"며 "그게 '디마원'스러운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디마원스럽다'가 업계에서 하나의 형용사처럼 쓰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디마이너스원은 현재 영업이익의 일부를 직원 모두와 공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체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디마원 아카데미'를 열고 예비 광고인과 잠시 쉬고 있는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캠페인 기획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캠페인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도 참으로 '디마원'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동길, 김장한 공동 대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구현되는 과정을 볼 때마다 여전히 두근두근 설레고 정말 재밌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재밌는 상상들을 실제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디마원'스러운 광고를 만들고 싶을 땐 '디마원'에 맡겨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