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몰서 AK플라자 상품 철수… AK 없는 AK몰로 전락인터파크커머스 5억원에 인수한 지 두달만에 부담으로인수 당시부터 완전자본잠식, 각자도생에 발목 잡아
  • ‘AK몰에 AK플라자가 없다.’

    최근 큐텐그룹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불똥이 전방위로 퍼지면서 AK몰이 새로운 골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AK플라자가 AK몰에서 상품을 빼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AK’ 없는 ‘AK몰’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의 유통계열사 AK플라자가 지난 5월 AK몰을 인터파크커머스에 매각한지 2개월만에 벌어진 일이다. 큐텐그룹의 무리한 몸집 키우기가 고스란히 부담으로 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달 말 AK몰에 입점한 협력사에게 AK몰 내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를 돌린 이후 지난 1일부터 대부분의 상품을 뺐다. 일부 상품은 아직 AK몰에 노출되고 있지만 재고가 없거나 판매가 종료된 상품이 대부분이다. 

    AK몰에 걸린 ‘백화점을 클릭하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AK몰은 AK몰에 입점하는 사업자와 AK플라자 백화점에 입점한 협력사의 각기 다른 구조로 운영돼 왔다. 기존 AK플라자가 AK몰을 운영하던 당시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AK몰이 큐텐그룹 산하의 인터파크커머스에 매각된 이후에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됐다.

    AK플라자 협력사는 AK몰 판매 상품 매출을 AK플라자로부터 정산 받는 구조다. AK몰에 직접 입점한 사업자가 AK몰로부터 정산 받는 것과는 정산 주기도 경로도 다르다. 이 때문에 AK플라자는 AK몰의 미정산 가능성이 거론되자 즉각적으로 발빠르게 판매 중단에 나섰다. 여기에는 AK몰이 더 이상 AK플라자와 지분관계가 없는 별도의 사업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AK플라자는 AK몰에 미정산으로 묶인 것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미연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협력사에게 판매중단을 안내하고 지난 1일부터 관련 상품을 모두 내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인터파크커머스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5월 AK플라자로부터 AK몰 사업 일체를 5억1800만원에 인수한 바 있다. 매출 370억원 규모의 사업을 단돈 5억원 대 인수할 수 있던 것은 막대한 부채 때문이다. AK몰은 자산총액(481억원)보다 부채액(554억원)이 더 많은 자본잠식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인터파크커머스가 AK몰을 인수한 배경에는 큐텐의 몸집 확대 의지가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온 큐텐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물류 고객사를 늘리기 위해 적자 회사를 연이어 인수하며 거래규모를 확대한 것. 오픈마켓 일색이었던 큐텐그룹의 플랫폼에 프리미업 백화점 전문몰을 더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전략적 고려도 이뤄졌다. 

    이는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 인터파크커머스에게 있어 고스란히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AK플라자 없이 껍데기만 남은 AK몰의 적자와 부채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최근 모회사 큐텐에 미수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독자적인 매각 작업도 추진 중이다. 

    큐텐그룹 관계자는 “현재 일시적으로 AK플라자 상품을 내렸지만, 인터파크커머스의 대응과 극복 여부에 따라 양사가 상호협력을 회복하기로 이야기 됐다”며 “정상화를 위해 빠르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