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실질소득 하락 … 청년층-40대 증가세 확연부업 근로자, 주 52시간 본격 시행한 2021년부터 빠르게 증가
-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고물가·고금리가 이어 지면서 본업 외 다른 일을 추가로 하는 'N잡러'가 빠르게 늘고 있다.8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부업 경험이 있는 취업자는 월평균 6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가능한 2014년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규모다.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주 직업에서 일을 덜 하게 되자 근로자 스스로 이를 이용해 부업을 찾는 경향이 커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N잡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부업을 가진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며 "부업 근로자는 주업만 하는 근로자보다 주당 4.4시간을 더 일하는데 이는 감소 추세의 근로시간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부업 근로자는 주 52시간 근무 의무화를 중소기업까지 확대한 지난 2021년부터 증가세가 두드러진다.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취업자 중 부업자 수 추이'에 따르면 2020년 월평균 39만4000명이던 부업 근로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 43만5000명, 2022년 45만6000명, 지난해에는 48만1000명으로 나타났다.최근 부업 근로자의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올해 1분기 부업 근로자는 월평균 55만2000여명 이지만, 2분기는 67만6000명으로 12만4000명 늘어났다.고물가·고금리로 가계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것도 부업 근로자 수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신선식품이나 생활물가 등의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높다 보니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더욱 높다.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도 크다.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이었다. 9만9000원이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1년 새 31.7% 급등한 수치다.이는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부업 근로자 증가세는 청년층과 40대에서 두드러진다.올해 1분기 20대 부업자는 1년 전보다 30.9%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40대가 같은 기간 27.7% 늘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60대 이상(25.1%·3만9000명), 30대(14.9%·9300명), 50대(14.7%·1만5000명) 순이었다.카페에서 매장 관리자로 일하는 김모(30대·여) 씨는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고 부업에 대한 진입장벽도 많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있다"며 "특히 인스타그램 등으로 부업하는 주변 지인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인구 구조 변화와 고용시장 악화로 청년층과 40대를 중심으로 N잡러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노동 여건 역시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선제적으로 청년, 40대층에 맞는 맞춤형 고용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