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일반주주 찬성 8.7% vs 셀트리온제약 일반주주 찬성 67.7%주식매수청구권 행사시 자금 유출로 재무건전성 악영향 셀트리온제약, 성장동력 확보에 일단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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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무산됐다. 양사 합병비율에 반대하는 주주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추후 셀트리온제약이 CMO(위탁생산),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의 성과가 구체화된다면 다시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뒀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양사 이사회가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사회 결정에 앞서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양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주주 설문조사', 회계법인의 외부평가, 글로벌 컨설팅사가 참여한 내부평가 등을 검토했다.

    양사 특별위원회는 ▲합병 시너지 ▲재무적·비재무적 위험 요소 ▲자금 요소 ▲사업성 요소 ▲주주의견 등 5개의 항목으로 나눠 합병 추진 타당성을 검토했다. 특히, 현 시점에서 합병 절차를 추진할 때 각 요소에 미치는 영향과 양사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점이 없는 지에 중점을 두고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토를 진행했다.
     
    주주 설문조사에서 셀트리온 일반주주는 합병 여부에 대해 찬성 8.7%, 반대 36.2%, 기권 55.1%의 의견을 냈다. 셀트리온은 사전에 찬반 다수 의견에 대주주 지분을 합산한다는 원칙을 정했는데 이를 반영하면 최종 반대 비율은 70.4%로 추산됐다

    반대 의견을 낸 주주들의 세부 의견으로는 현재의 양사 합병비율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이 58%, 자회사로 합병할 때 실익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21%였다. 합병을 추진할 경우 주요 선결조건으로 '합병 비율에 대한 재검토'를 꼽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일반주주들은 합병 찬성이 67.7%, 반대 9.8%, 기권 22.6%로 집계됐다. 찬성 의견을 제시한 주주들은 합병 시 종합생명공학연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신약개발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찬성 사유로 꼽았다.

    특별위원회는 주주 설문조사와는 별개로 객관적 평가를 위해 회계법인을 통한 사업성 평가, 평가 적정성 등 '외부평가' 및 글로벌 컨설팅사의 자문을 거친 합병 시너지, 위험 분석, 자금분석 등 '내부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회계법인의 외부 평가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항체의약품 판매, 위탁생산(CMO),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등 향후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과가 구체화되지 않았다면서 성장계획이 구체화되고 시장에 전달가능한 시점에 주가 적정성이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합병 추진 시 예상되는 재무적 위험에 대해서는 셀트리온이 보유 중인 셀트리온제약 주식이 소멸하면서 미래성장자금 활용이 제한되고 합병 법인의 재무지표가 소폭 악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비재무적 위험 분석에서는 일부 내부거래 해소에 따른 리스크가 감소하지만 합병 법인의 영업조직 흡수로 조직관리 위험은 일부 증가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금검토에 대해서는 셀트리온 주주들의 압도적인 반대·기권 의견을 고려했을 때 합병 진행 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선행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시 수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주매청 자금 조달과 이에 따른 금융비용 발생으로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합병시너지에 대해서는 합병 시 양사 간 바이오-케미컬 기술 융합으로 인한 R&D 강화, PFS(사전충전 주사기) 제조설비 내재화를 통한 공급 안정성 제고, CMO 사업 확장 가능성 등 포트폴리오 강화, 비용 절감, 생산효율화 등 긍정적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셀트리온 이사회는 주주 의견 청취 결과 및 특별위원회의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존재하더라도 다수 주주들의 반대 의견과 다양한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제약 이사회는 합병에 따른 다수의 중장기적 사업 시너지가 성장에 기여하며 사업적 리스크를 헷지(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특별위원회의 판단이 있었지만 셀트리온 이사회가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 시점에서 합병 추진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 중인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 빠른 시일 내 기업 가치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 추진 여부 검토를 맡은 셀트리온 특별위원회 이재식 위원장은 "특별위원회에 참여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론을 이사회에 제출했다"면서 "이 같은 의사 결정 과정은 ESG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매우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양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양사 이사회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양사는 이제 본업에 집중해 성장과 그룹내 시너지 창출에 더 몰두할 계획"이라며 "양사 주주의 이익이 수반되는 통합은 주주가 원하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해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