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4명,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 열어놔”한은, 경제 성장률 KDI보다 낮은 2.4% 제시대통령실, 한은 기준금리 동결 “아쉬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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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또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역대 최장 13차례 연속 동결이다.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박과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미뤘다. 부동산과 가계 대출 위험을 고려한 판단에서다.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22일)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시장에서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이창용 한은 총재 ‘신중’… 10월 금리 인하 주목한은 금통위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3회 연속, 기간으로는 역대 최장기간인 1년 6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동결됐다.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내달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이 이르면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거의 100%로 본다"며 "미국이 낮추면,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나머지 2명은 4개월 후에도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이는 지난 7월 금통위 회의 때보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금통위원이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그러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은 제시하지 않았다.이 총재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향후 3개월 내에는 10월, 11월이 다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을 보고 10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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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 성장률 KDI보다 더 낮춘 2.4% 전망한은은 이날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에 제시한 2.5%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4%로 제시했다.이번 한은의 전망치는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2.6%),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2.5%)보다도 낮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2.1%로 지난 5월 전망을 유지했다.최근 정부와 기관 등은 내수 부진을 우려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0.1%포인트 내린 2.5%로 조정하며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을 전망 하향 배경으로 꼽았다.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KDI는 내수나 경제 성장에 좀 더 중점을 둬서 정책 제안을 한 것 같다”며 “그러나 한은은 물가 안정과 함께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해서 금융안정 목표에 더 무게를 둬서 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정책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대통령실도 이날 금통위 결정에 대해 금리결정이 금통위의 고유권한이지만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내수 부진으로 한은을 향한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는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금리인하 신중론을 펼치고 있어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다음 금통위 시점(10월 11일)까지 생각하면 3.50%는 약 1년 9개월간 유지된다. 이 경우 한은은 설립 이래 횟수, 기간 모두 역대 최장 동결을 기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