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 123㎡ 5월 17억→8월 23.9억…"규제영향 미미"압구정 '현대2차 15개월만 10억 뛰어…청담동도 불장인근 공인 "토허제 제기능 못해"…재산권 침해 논란도
  • ▲ 여의도동 삼익아파트. 사진=박정환 기자
    ▲ 여의도동 삼익아파트. 사진=박정환 기자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토허제로 묶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강남구 압구정동 등에서 수억원대 상승거래 및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규제 영향을 덜 받는 현금부자들이 고가단지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토허제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여의도동 '삼익아파트' 전용 123㎡는 지난 2일 종전최고가보다 3억2000만원 오른 2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매물은 지난 5월14일 17억원에 손바뀜됐고 8일뒤인 같은달 22일엔 20억7000만원으로 오르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즉 불과 3개월만에 가격이 6억9000만원 뛰면서 신고가 기록을 두번이나 갈아치운 셈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삼익은 여의도내 다른 단지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곳"이라며 "현재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중으로 사업단계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수대기자가 많지만 매물 자체는 희귀한 편"이라며 "삼익을 포함한 여의도내 단지들 대부분 토허제나 대출규제 영향을 크게 받진 않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다른 토허제 지역도 거래가격이 억단위로 뛰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2차' 160㎡는 지난 2일 65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지난해 5월 54억5000만원이었던 거래가격이 1년3개월만에 10억5000만원 급등했다.

    같은지역 '신현대11차' 183㎡도 종전최고가대비 2억원 뛴 76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맞았다.

    인근 청담동도 불장에 접어들었다.

    '청담자이' 50㎡는 지난 2일 종전최고가보다 5억4000만원 오른 22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효성빌라청담' 226㎡는 5년전 53억원에서 21억500만원 뛴 74억5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또한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84㎡은 종전최고가대비 1억6500만원 상승한 27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시장에선 토허제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적잖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현금부자들의 갈아타기 수요가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며 "청담, 압구정 같은 강남권 고가지역은 규제로 수요나 가격이 잡히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내 토허제 구역은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9.2㎢) △압구정동(24개단지) △송파구 잠실동(5.2㎢) △영등포구 여의도동(16개단지) △양천구 목동 택지개발지구(14개단지) △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1~4구역 등이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서울시는 서초구 반포동 등을 포함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전체와 용산구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애초에 토허제는 신도시 등 개발사업 예정지를 대상으로 착공전까지 부동산가격급등을 막기 위해 한시 적용하는 제도"라며 "지금처럼 강남 등 도심권을 토허제로 묶는 것은 제도 취지와 부합하지 않아 원론적으로 해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왜곡, 재산권 침해 여지도 있어 장기적으로 해제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