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자 마넥, 성별 불균형에 도전하는 차세대 여성 리더로 주목탤런티드 에이전시 창립멤버로 광고 업계 '번아웃 문화' 타도"항상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우선시 할 것" 조언
  • ▲ 푸자 마넥(Pooja Manek) 탤런티드 에이전시 창립 멤버. ⓒ본인 제공
    ▲ 푸자 마넥(Pooja Manek) 탤런티드 에이전시 창립 멤버. ⓒ본인 제공
    "멋진 일을 하고 끝내주게 자라!(Do great work. Get great sleep!)"

    탤런티드 에이전시(Talented Agency)의 일하는 방법이자 모토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벵갈루루에서 시작된 탤런티드 에이전시는 전통적인 광고 업계의 관행에 도전하며, 크리에이티브하고 지속 가능한 작업 환경을 구축해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주목받았다.

    브랜드브리프는 최근 방한한 푸자 마넥(Pooja Manek) 탤런티드 에이전시 창립 멤버 겸 크리에이티브를 만나 칸 라이언즈에서의 경험과 회사의 창립 이념에 대해 물었다.

    탤런티드 에이전시는 지난해 설립된 신생 에이전시라는 점이 무색하게도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탤런티드 에이전시에서 총 7명이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연사 및 장학생 등으로 선정됐으며, 이 중 푸자 마넥은 See It Be It(이하 SIBI)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SIBI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칸 라이언즈의 차세대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성별 불균형에 도전하고 여성 및 논바이너리 크리에이터들이 빛을 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미션으로 한다.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는 1400여명의 지원자 중 19명의 여성 인재를 선발했다.  

    푸자 마넥은 "SIBI는 정말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 세계적으로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12%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다른 여성이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것을 보는 것은 여성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평등 순위가 낮은 인도 출신이기에 SIBI의 경험은 푸자 마넥에게 더욱 감명깊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영감을 받았던 것처럼, 저도 그 영감을 전달할 것이며, 다른 여성들도 제가 받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여성들은 이것을 단순한 기회가 아니라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 여성들이 이 인터뷰를 읽고 있다면 SIBI에 지원하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 ▲ ⓒ탤런티드 에이전시 공식 페이지 갈무리
    ▲ ⓒ탤런티드 에이전시 공식 페이지 갈무리
    푸자 마넥에 따르면 탤런티드 에이전시는 가우탐 라구나트(Gautam Reghunath)와 PG 아디티야(PG Aditiya)를 주축으로 한 8명의 창립 멤버로 구성됐다. 

    푸자 마넥은 "우리는 광고 업계의 많은 부분에 실망해 우리만의 에이전시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그 중 하나가 '긴 근무 시간과 지속 불가능한 근무 환경'이었다. 번아웃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탤런티드에서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잠을 자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우리 직원들이 잘 자고 나면, 다음 날 그들이 최고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정책을 통해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 우리는 탤런티드 에이전시가 단순한 광고 에이전시가 되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에겐 크리에이티브하고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며 "훌륭한 작업 환경을 조성해 최고의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고 업계는 낮은 급여를 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우리는 시작할 때부터 많은 급여를 주고 싶었다. 벵갈루루의 많은 IT스타트업이 ESOP(주식매입선택권)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에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스톡옵션 정책을 통해 탤런티드 에이전시가 성공을 향해 나아갈 때, 직원들도 우리와 함께 성공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자 마넥은 2가지 조언을 한국 크리에이터들에게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첫째, 당신이 왜 광고를 시작했는지 절대 잊지 마라. 당신의 가치가 당신의 여정의 원칙이 돼야 한다. 둘째, 항상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예산 목표보다 우선시 하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한 사랑으로, 그 기준을 절대 낮추지 마라!"

    푸자 마넥은 스위기(Swiggy), 클리어트립(Cleartrip), 틴더(Tinder) 등의 브랜드를 위한 캠페인으로 칸 라이언즈와 더물어 스파이크스(Spikes) 아시아 등에서 수상 이력을 가지고 있다. 클리어트립의 캠페인은 탤런티드 에이전시 설립 첫 해인 2023 칸 라이언즈 미디어 부문 실버를 안겼다. 해당 캠페인은 인도의 쇼핑 시즌에 다른 회사의 광고를 '하이재킹(납치)'한 것으로 이목을 끌었다. 다른 기업의 광고 페이지를 클리어트립 앱에서 스캔하면 비슷한 가격의 여행 상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중소규모의 클리어트립은 큰 예산을 쓰지 않고, 여행도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는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