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기관, 中 성장률 5% 미만 하향 조정 … "40년 역사 최대 위기"對中 의존도 높은 호주·독일 경고등 … 韓, 1~8월까지 대중 수출 1위 탈환공급망 의존도 19%, 주요국 대비 2배↑… "수출 다변화 전략 수립 필요"
-
중국 정부는 각종 부양책과 조정책으로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품목 다변화 등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10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5%에서 4.8%로 낮췄다. 골드만삭스, JP모건, UBS, 노무라홀딩스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부동산 경제 붕괴와 소비 지출 감소로 중국 경제가 40년 전 개방 경제로 돌아선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4년부터 중국인들의 경제 인식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고, 5년 전 소득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4년에 77%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39%로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한때 중국 수출 의존도로 성장했던 것이 현재는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침체로 철강 수요가 줄어들며 호주산 철광석 수입을 대폭 줄이면서 호주 정부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요가 줄면서 철광석 가격이 올 들어 3분의 1 이상 떨어지면서 채굴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호주 철광석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자 최대 무역 파트너국이다.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으로 85조원에 이르는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호주 정부는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예산에 20억달러 규모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호주와 독일처럼 중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약 20%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대중국 수출은 86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성장하며 최대 수출국 자리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미국에 1위를 넘겨줬지만 다시 부동의 1위 자리를 빼앗으며 대중 수출 의존도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다.
높은 중국 원자재 공급망 의존도도 우려를 낳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핵심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19%로 기록됐다. 태국, 미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평균 9%)의 2배를 상회했다.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품목 비중이 30%를 넘는 가운데 불화수소, 네온 등 주요 반도체 소재의 경우 70%를 상회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삼화리튬, 수산화리튬의 대중 수입액은 지난해 49억달러로 2019년보다 18배 급증했다.
한정민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및 수입 구조 변화, 제조업 해외 현지 생산 확대 등은 구조적 요인으로 단기간에 이를 개선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과제"라면서 "한국은 수출 주도형 성장 국가로서 향후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적 요인들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대내적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 교역 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수출 시장의 다변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