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이어진 폭염에 배추 농사 타격 소매가격 작년보다 70% 가까이 올라김장철까지 안정화 어려울 거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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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지며 배추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배추 한 통에 2만원을 웃도는 사례가 나오면서 때아닌 '김장 대란' 우려가 퍼진다.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배추 한 포기의 소매 가격은 8989원으로 전년(6193원)보다 45.2% 올랐다. 지난 19일에는 9337원을 기록하면서 9000원 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이는 1년 전(6193원) 대비 69.49% 오른 가격이다.최근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배추 가격이 1만5000원을 기록했고 서울 복조리시장은 1만3700원, 경동시장도 1만33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한 배추 한 포기 가격이 2만2000원으로 표시된 모습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한우보다 비싼 배추라는 말이 실감 난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을 이끌었다.이를 본 누리꾼들은 "배추 세 포기에 5만원이 넘더라", "가격 미쳤다", "0 하나 더 붙인 것 아니냐", "한우보다 비싼 배추라는 말이 실감난다", "올해 김장은 못 할 것 같다", "배추가 아니라 금(金)추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배추 가격은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중이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9월까지 이어진 폭염과 병충해로 인한 생육 지연, 상품성 하락 등이 꼽힌다. 아울러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5.3% 축소되고, 평년보다 4.9% 줄어든 것 역시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여겨진다.배추는 18~21도 사이의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하는 채소로 여름철에는 강원 산간 지방에서 재배하는 고랭지 배추가 주로 공급되는데 올해는 강원 날씨가 한낮 30도를 넘어서며 배추 생육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던 것이다.문제는 김장철까지 배추 가격이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점이다. 현시점에서는 여름 배추 모종을 다시 심을 수 있는 시기도 지난 만큼 김장철에도 배춧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을작형 배추는 김장철을 앞두고 10월 중순부터 출하해 생산량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이어온 폭염에 태풍과 비가 발생한다면 배춧값이 또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기후 변화로 배추의 품질과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 언젠가는 배추를 재배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