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비아파트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개시경쟁 통한 금리인하→ 가계대출 억제… 당국 정책 선회빌라‧오피스텔도 ‘갈아타기’ 길 열리지만 이자경감 기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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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제공.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한 비(非)아파트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빠져버린 모양새다.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이전처럼 금리를 낮춰 대환대출 경쟁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어서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실적은 연초 세운 경영계획을 초과된 상태여서 대출잔액을 줄여야 할 판이다. 기존 대환대출마저 중단한 이유다. 

    이에 따라 빌라‧오피스텔 소유자들은 갈아타기를 한다고 해도 당장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 대출에 대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개시된다.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처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더 낮은 이자의 대출로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앞서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아파트 주담대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의 경우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갈아타기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에는 금융당국도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했고, 은행권에선 담보대출 쟁탈전이 벌어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 누적 기준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차주는 2만6636명이며 이동 규모는 4조8935억원이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 경쟁에 참전한 결과 금리는 평균 1.49%포인트 낮아졌고, 차주 1인당 273만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보이자 연초 금리인하 경쟁에 박수 치던 금융당국의 태도가 급격하게 변화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고 은행권에선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금리인상 경쟁이 벌어졌다. 지난 7~8월 사이 은행권에서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횟수만 20차례가 넘는다.

    시중은행들은 다음주 대환대출 서비스 확대를 앞두고 기존 대환용 주담대에 빌라와 오피스텔을 담보물로 추가하는 등 준비를 마쳤지만 이제 와서 다시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전처럼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 경쟁을 벌이다간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최근 금융당국의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환대출 상품 금리를 낮게 책정했다가 수요가 몰릴 경우 유주택자 대상 대출취급을 중단하면서까지 어렵게 억누르고 있는 가계대출 잔액이 다시 불어날 수 있다.

    대환대출 이용 규모는 가계부채 총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별 은행 입장에서는 가계대출 잔액이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은 이 은행에서 저 은행으로 이동하는 것이지만 가계부채가 많다 보니 개별은행 입장에선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비아파트 대환대출을 시작해도 금리가 낮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는 소비자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은행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낮은 금리가 제공돼야 금융권이 힘을 모아 구축한 인프라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오락가락 가계대출 정책 탓에 아파트 소유자들과 달리 빌라‧오피스텔 소유자들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