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표면 광물성 제어 메커니즘 규명시공간 분해 형광 현미경법 활용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게재
  • ▲ 왼쪽부터 연세대 김동호 교수, 박종혁 교수, 김태희 박사(공동 제1저자), 전도형 박사(공동 제1저자).ⓒ연세대
    ▲ 왼쪽부터 연세대 김동호 교수, 박종혁 교수, 김태희 박사(공동 제1저자), 전도형 박사(공동 제1저자).ⓒ연세대
    연세대학교는 화학과 김동호 명예특임교수와 화공생명공학과 박종혁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나노 패턴 반도체 박막의 전하 동역학 제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광전자 소자의 핵심 기술을 규명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활용한 고성능 반도체 소자의 개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광전자 소자 개발은 광활성 물질, 특히 그 표면에서 일어나는 전하의 동역학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게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페로브스카이트는 뛰어난 광학적 특성뿐 아니라 물질 고유의 유연성으로 말미암아 구조 제어가 쉬워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목받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나노 패턴 페로브스카이트를 제작하고, 나노 각인 리소그래피 공정으로 광검출 소자의 효율을 증진해 그 기저 원리를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의 핵심 도구는 시공간 분해 분광 현미경법이다. 이 방법은 들뜬 상태의 정보를 공간 좌표로 분해해 빛의 동역학을 시간과 공간의 축에서 동시에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형광 수명 현미경법(FLIM)을 통해 200나노미터(㎚) 단위의 회절 한계 공간 분해능과 250피코초(1피코초=1조분의 1초)의 시간 분해능을 동시에 갖춘 광자 계수 이미징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나노 패턴이 표면에 새겨진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서 전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했다. 나노 패턴이 결정립이라는 작은 결정체의 성장을 억제하면서 박막 표면에서 전하가 어떻게 분포하는지 확인했다.

    나노 패턴이 결정 구조에 미세한 압축이나 늘어나는 변형을 가하면 전하가 다시 결합하는 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전하가 움직일 때 느끼는 '유효 질량'이 감소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전하의 이동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다.
  • ▲ 형광 현미경법을 이용한 전하 확산 동역학 분석과 광검출 소자 성능 향상.ⓒ연세대
    ▲ 형광 현미경법을 이용한 전하 확산 동역학 분석과 광검출 소자 성능 향상.ⓒ연세대
    연구팀은 전하의 확산 동역학을 관찰하는 실험에서 나노초(10억분의 1초) 범위에서 형광 신호를 추적해 패턴 각인 표면에서 전하의 확산 계수가 크게 향상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표면의 패턴이 결정립계의 결함을 완화해 전하 이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하의 확산 동역학을 직접 관측할 수 있는 검출 스캔 이미징 실험을 통해 나노초 범위에서 형광 프로파일 분포를 추적한 결과, 전하의 확산 계수가 패턴 각인 표면에서 선택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검증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검출 소자를 개발하고, 패턴 각인 표면에 전극을 접합한 경우 반대쪽 표면에 전극을 접합한 소자보다 훨씬 높은 검출 성능을 보였다. 이로써 표면 선택적인 소자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분광 현미경법을 통해 전하 동역학을 시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돼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해졌다"며 "이 기술을 통해 물질의 특성 변화를 시간과 공간의 관점에서 파악함으로써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에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효율적인 전하 수송을 위한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에 전자 나노 지형 조각)은 세계적인 나노 분야 학술지 'ACS Nano' 9월 호에 게재됐다. 김태희, 전도형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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