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홍반도체, 인텔 전 부사장 펭바이 사장으로 임명집적회로 제조 분야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범용 이어 고성능 칩 넘봐… 美 제재 극복 사활CXMT 올해 HBM2 양산 목표화홍도 첨단공정 역량 강화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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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2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화홍반도체가 인텔 전 글로벌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등 대중 규제를 강화하자 관련 인재를 수혈해 기술력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이 범용(레거시) 반도체에 이어 고성능 첨단반도체까지 빠르게 입지를 넓혀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화홍반도체는 지난 1일자로 인텔 전 글로벌 부사장인 펭바이(Peng Bai)를 사장으로 신규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펭 바이는 인텔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다. 특히 집적회로(IC) 제조 분야 배테랑으로 알려진다. 1991년에 인텔에 입사해 프로세스 통합 엔지니어부터 수율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부사장까지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까지는 중국의 또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인 롱 반도체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인텔 글로벌 부사장으로 있을 당시 기술·제조 그룹 내 논리 기술 개발의 공동 이사로 활동함과 동시에 다음 세대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시스템 온 칩(SoC)을 생산할 차세대 실리콘 기술의 개발·이전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화홍반도체에서도 차세대 실리콘 기술과 고성능 반도체 공정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첨단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등 전방위적 제재에 나서면서 중국이 인재 수혈로 첨단 반도체 굴기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인텔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을 공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대다수가 범용(레거시) 반도체다. 28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와 그 이전 공정을 통해 생산된 반도체로, 일반적으로 첨단반도체와 대조되는 구형의 범용 반도체를 가리킨다.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에 쓰이는 반도체보다 수준이 낮고 저가이지만, 가전부터 자동차, 항공기, 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쓰여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굴기에 어깃장을 놓으면서 중국은 범용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29%였던 중국의 범용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7년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첨단반도체 자립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작년 2세대 HBM(HBM2)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안에 HBM2를 양산하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첨단 D램인 DDR5 양산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외에도 중국 국유기업들은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12인치 웨이퍼 제조시설 건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화홍반도체는 현재 매출의 60~70%가 범용 반도체에서 나온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중국 우시 반도체 팹에서 12인치 생산 라인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2027년까지 월 8만장 이상 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펭바이 사장은 생산 공정 효율과 수율 향상을 목표로 내걸어 고성능 칩 개발을 진두지휘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용 칩, 고성능 컴퓨팅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