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한 달간 10%대 상승했으나 일주일 새 일제히 하락EU 中 전기차 관세 부과 기대감…'로보택시' 발표에 상승세 멈칫 美 대선 해리스 당선 시 주도주 재부상 가능성…수주 기대감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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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주요 2차전지주가 반짝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2차전지주가 주도주로서 재차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 달에 있을 미국 대선 이후 2차전지주가 주도 섹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차전지 상장사 10곳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간 13.9%가량 상승, 같은 기간 거래소 테마 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개별 업체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기간 2차전지 소재 업체 엘앤에프가 30% 넘는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LG하학 등이 일제히 10% 이상 올랐다.

    다만 해당 지수는 그간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요 요인인 테슬라 로보택시가 베일을 벗은 이후 전일까지 3거래일간 5.4% 하락, 상승분을 다소 반납했다. 

    2차전지주가 전기차 실적 부진 우려 속에도 두각을 나타낸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이 있다.

    앞서 EU는 회원국 투표를 통해 이달 말부터 5년간 중국산 전기차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확정과세안을 통과시켰다. 투표 가결로 기존 일반 관세 10%에 더해 7.8∼35.3%포인트의 추가 관세율이 부과, 최종 관세율은 17.8%∼45.3%가 된다.

    중국산 전기차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면 상대적으로 국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요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2차전지 기업 주가 상승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테슬라가 로보택시 공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에도 실망 매물이 출회, 최근 들어 주가가 하락했다. 비록 자율주행을 활용한 로보택시와 국내 배터리 기업은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테슬라 주가에 대한 실망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택시 이벤트는 중장기 비전 제시에 그쳤고, 사이버캡의 양산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존재한다"라며 "이 이벤트가 테슬라가 그동안 누려온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소진의 유력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2차전지주가 국내 증시의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여전히 산업 불확실성에 업종 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로보택시 실망감에 이어 화재 등 단기적으로 2차전지 섹터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나 비중 축소보다는 유지로 섹터 투자의견을 제시한다"라며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2차전지가 주도 섹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 및 산업 불확실성으로 비중 유지 시기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라며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 개선, 3·4분기 4680 배터리 등 모멘텀 측면에서 최선호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을 꼽는다"라고 덧붙였다.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수주 소식도 향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에 10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2건의 계약으로, 매출액은 계약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13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르노향 LFP 수주 이후 이번 포드향 미드니켈 수주까지 확보하면서 하이니켈 외 다양한 품목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전개되고 있다"라며 "전기차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시장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킴으로써 가동률 하락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유럽 내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감소세가 최근 관세 부과로 다소 완화되고, 미국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확인할 경우 내년 매출 성장세 회복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