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9일 일반 청약 돌입…내달 6일 코스피 상장“지역개발·축제 사업 집중…해외 사업 가속화”블룸버그 “침체된 한국 IPO 시장 활성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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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공모 흥행 여부가 향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상장 이후 미래 사업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는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맹점과의 공고한 상호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외식과 호텔, 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상장 후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지역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에 힘써 모두와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글로벌 외식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한신포차,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 기반의 ‘외식사업’과 HMR, 가공식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통사업’, 제주도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을 영위 중이다.

    백 대표는 “최근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지역개발과 축제 사업”이라며 “국내 최초 설립한 민관협력 외식 창업 교육기관인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을 통해 특산물을 활용한 외식 메뉴 및 브랜드 개발, 지역축제 활성화 컨설팅 등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데, 149개 직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새로운 기회 창출을 도모하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 프랜차이즈 진출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앞서 더본코리아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221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734.67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99.73%가 희망 밴드(2만3000~2만8000원) 상단·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주문해 최종 공모가는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총공모 금액은 10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4918억원 수준이다.

    더본코리아의 총공모주식 수는 300만주다. 이중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60만주(공모주의 20%)를 제외한 240만주가 일반 공모로 투자자들에게 팔린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공모 후 지분율 60.78%)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 백 대표의 주식평가액은 공모가 기준 299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최근 침체된 국내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10월 30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에 나섰지만, 지난 10~16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부진하면서 상장 절차를 중단키로 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대다수가 공모가를 희망 밴드(9500~1만2000원) 하단 또는 하단 아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최종 공모가를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철회신고서를 내며 “최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공동 대표 주관회사와의 협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했다.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루미르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2000원) 대비 24.25% 올랐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해 25일 기준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으며 한켐도 첫날 26.67% 급등한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이 밖에 지난 25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웨이비스는 첫날 공모가(1만5000원)보다 27.40% 급락했으며 씨메스(-23.00%), 에이치엔에스하이텍(-22.64%) 등도 약보합 마감하는 등 새내기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시장의 기대를 받던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상반기 대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태”라며 “이 가운데, 더본코리아가 이번 청약에 흥행한다면 시장이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더본코리아의 IPO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백 대표를 ‘한국의 고든램지’로 소개하며 “넷플릭스의 인기 프로그램(흑백요리사)으로 유명해진 셰프가 자신의 외식기업을 약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500억원)에 달하는 가치로 거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IPO 시장을 활성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투자자들은 백 대표가 30년 전 설립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주식 매각이 한국 식품 산업에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유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전략은 멀티브랜딩으로 그간 더본코리아가 국내에서 구축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상장 후에도 소형화된 신규 브랜드를 계속해 런칭할 계획”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나 브랜드 수평 확장으로 안정적인 외형 및 이익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더본코리아는 현재 글로벌 14개국에서 149개의 직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간 개별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 진출을 진행하였으나 속도감 있는 진행을 위해 현재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전략을 변경했다”며 “빠르면 2025년 말부터 변경된 전략 하에 가속화된 신규 출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