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승인… 내년 복귀 시 과밀 수업 과제로연세대 등 휴학계 일괄 승인… 타대학 확산 조짐정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은 불가"
  • ▲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에 의시가운이 걸려있다. ⓒ뉴시스
    ▲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에 의시가운이 걸려있다. ⓒ뉴시스
    의대생들의 휴학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게 되면서 내년 의대 1학년 수가 최대 75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5~6년제 교육과정을 짤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단순 계산으로는 (내년 의대 1학년 과정 학생이) 7500명이지만 군 휴학 신청 등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현재 6년제 의대 교육과정을 5년제나 5.5년제 등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휴학이 받아들여진 의대생들이 내년 일시에 복귀하면 의대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지적하자 '대학이 고민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단,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휴학이 승인되고 내년에 의대생들이 복귀해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내년 복학생(24학번) 규모가 불확실하지만 증원된 신입생(25학번)과 합쳐 의대 39곳에서만 7500명의 학생이 몰릴 수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과밀 수업' 대책에 대해 이렇다 할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이 휴학을 승인하는 인원이 논리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최대 규모"라며 "대학이 그에 따라 교육과정을 짤 준비를 하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대학 차원에서 어려운 점이 나온다면 고민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은 교육과정 개선이나 운영 계획은 대학에 맡겨 놓고 그 과정 속에서 의견을 추후에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조건 없이 수용하기로 하면서 의대들은 휴학 승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동맹휴학 불허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제출하는 휴학계만으로는 동맹휴학 여부를 가려내는 게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휴학계는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정부의 발표 후 곧바로 548명 의대생 휴학 신청을 승인했다. 고려대도 같은 날 오전 550여 명의 휴학계를 일괄 승인했다.

    가천대와 부산대, 가톨릭관동대 등도 다음 달 안으로 휴학을 승인한 뒤 내년도 수업 일정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휴학이 처리되면 학생들이 낸 등록금은 학칙에 따라 반환 또는 이월된다.

    다만 서울대 감사는 이번 발표와는 별개로 이뤄진다.

    서울대는 지난달 30일 의대생 약 780명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고 정부는 절차가 정당했는지 등을 따지는 감사에 착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대 감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서울대가 감사와 별개로 2학기 휴학 신청을 승인하겠다면 앞으로 보완방안을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