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철회 결의"주주들 설득해 주총에서 승리하겠다""이사회 독립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에도 적극 나서겠다"MBK·영풍 "늦은 결정 안타까워"
  • ▲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리는 등 시장 파장에 따라 유증 계획을 철회하고 주주를 설득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정공법'을 택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13일 개최한 임시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을 재검토한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앞서 지난달 23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뒤 거래량이 급감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해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일반공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고려아연의 주주들과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 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제반 환경이 변화했다”며 “이러한 시장 반응과 사정 변경은 당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의 우려와 시장 혼란에 대해 충분히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주 보호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관련 법규와 정관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향후 주주총회에서는 단기적 투자 수익 회수보다는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비전, 향후 사업 협력의 필요성 등을 고려한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판단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저희를 믿고 지지해 준 주주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을 해오신 주주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협력사, 시장의 이해관계자, 국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또한 겸허한 자세로 의견을 경청해 지지를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방안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영풍측은 "자본시장에 큰 혼란을 끼친 후 뒤늦게 유상증자 철회가 안타깝다"며 날선 촌평을 내놨다. 이어 "임시주총을 통해 신규 이사를 선임하고 거버넌스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