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세 사전 차단… 안덕근 산업장관 "美 오일·가스 수입 확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산 원유·가스 도입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공식화했다.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지적에 따른 발언이다.

1일 안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수입 확대 필요성이 있어 우리 기업들은 사업 전략의 측면에서, 산업부의 입장에선 정책 측면에서 건설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키우려 한다"고 밝혔다.

또 "가격 측면에서 중동 에너지 자원보다 (미국산이) 훨씬 더 유리해 공사나 민간에서 충분히 (수입을) 확대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한국이 꾸준히 대미 수입을 늘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도 수입 확대가 가능한 대표 품목으로 거론했다. 

또 이번에는 수입 확대 대상을 첨단 소재 등 공급망 전반으로 넓힐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은 전체 원유와 가스 중 각각 13.5%, 11.6%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지난해 기준 미국은 우리나라의 2위 원유 도입국이자 4위 가스 도입국이다.

안 장관은 "미국산 에너지 가격이 최근 중동산 에너지보다 낮게 형성돼 경제적이고,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통한 중동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트럼프 신정부 이후 한미 협력 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신정부가 대(對)중국 견제 차원에서 한미 첨단 산업 협력 강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신정부가 중국과 디커플링(경제 탈동조화)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이 부족한 제조 역량을 채워줄 파트너로서의 한국의 가치를 부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내년 3월 체코 신규원전 계약 체결에 앞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에너지부와 한국 정부가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에 가서명한 것 등이 굉장히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