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가격 상승롯데·해태·오리온 등 줄인상국제 원두 가격 47년 만에 최고치정부, "식품업계와 소통 강화"
  • ▲ 대형마트 초콜릿 판매대ⓒ연합뉴스
    ▲ 대형마트 초콜릿 판매대ⓒ연합뉴스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 현실화에 따라 초콜릿, 커피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기후플레이션이란 기후변화로 농산물 생산이 위축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가격이 급등한 대표 품목은 초콜릿 원료 카카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카카오를 가공한 코코아 가격은 1톤당 9236달러(약 1291만원)로 1년 새 127% 올랐다. 평년과 비교하면 246% 높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상 기후,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가나 등 주요 코코아산지들은 매년 9월을 기점으로 당해와 이듬해 카카오 가격을 결정해 공표한다. 

    가나는 9월 발표한 2024·2025 카카오 생산자 가격을 톤당 4만8000원 가나세디, 약 3038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직전 2023·2024 가격인 1324달러 두 배 이상 오른 수치다. 이후 11월에는 다시 톤당 가격을 3140달러로 재차 인상했다.

    국내 제과업체 역시 올해 급격한 카카오 가격 인상 여파로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해태제과도 1일부터 홈런볼, 자유시간 등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59% 인상한다.

    오리온은 1일부터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 초코송이와 비쵸비 가격 인상폭은 20%에 이른다.

    식품·제과업계에서 과자류, 라면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팜유 가격도 높은 수준이다.

    팜유 가격은 지난달 26일 기준 1톤당 1089달러(약 152만원)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19%, 21% 높다.

    커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올해 상반기부터 오르던 국제 원두 가격이 최근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가격 인상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아라비카 커피는 t당 7천80달러(약 989만원)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6%, 117% 올랐다.

    원두 가격 상승세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가뭄이 꼽힌다. 특히 세계 원두 생산 1, 2위 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가뭄과 엘니뇨가 겹치면서 원두 수확량이 줄었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커피업계는 이미 가격을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8월, 2년 7개월 만에 커피 가격을 조정했다. 그란데, 벤티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 올렸다.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 저가 커피 브랜드도 올해 200~1000원가량 가격을 올렸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기후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는 식품업계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에 대한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기업의 애로 사항을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등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