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흑자 올해 500억달러 돌파 전망 트럼프 관세 위협 가시화에 韓도 대비해야전문가 "美 에너지 수입 확대 등 고려해야"
  • 올해 우리나라의 대(對) 미국 무역수지의 흑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444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50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미 흑자국을 겨냥한 '관세 폭탄'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한국 역시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무역수지는 
    49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호조로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흑자액은 492억8000만달러로 500만달러 최초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대미 무역 흑자액인 444억7000만달러도 경신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19년 114억달러, 2020년 166억달러, 2021년 227억달러, 2022년 280억달러, 2023년 444억달러로 우상향하고 있다. 또 2002년 이후 21년만인 지난해부터 미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한 압박과 무역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예견된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캐나다(25%)와 중국(추가 10%)에 관세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집권 1기 때보다 강력한 관세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마약과 불법이민자 문제를 빌미로 중국과 멕시코는 물론이고 우방국으로 꼽히는 캐나다까지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한국 역시 트럼프발 통상 불확실성이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중국과 멕시코는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국 1·2위에 올랐고 캐나다는 6위다. 이에 미국의 무역적자국 3위인 베트남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통상 압력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역시 8위로 10위권 안이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관세를 무역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타깃권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을 상대로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흑자를 누리고 있는 국가들부터 우선적으로 트럼프식 조치를 적용하며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면밀히 살피고 분석하는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이어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무역수지 관리에 있어 수출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나 대미 에너지 수입 등을 확대도 검토해볼 수 있다"며 "공급망 안정화도 중요 이슈 중 하나인만큼 에너지를 포함한 주요 품목에 있어 수익성 다변화 관점에서 수입을 늘릴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