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상황 파악에 주력… 당황한 기색 역력기재·행안·국토·환경부 등 일정 취소·연기 잇따라
-
지난밤 전국에 혼란을 일으킨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공직사회는 여전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주요 부처 장관은 예정된 회의나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며 비상회의에 돌입했다.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부터 정부 관계자들은 본연의 업무보다는 상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장·차관을 수행하는 고위급 관계자들조차 "잘 모르겠다", "확인해 봐야 한다"라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특히 중앙부처에서는 장관이 참석하기로 예정된 주요 일정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오전 8시 예정된 경제관계장관회의는 이날 이른 새벽에 취소됐다. 이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 기업 역동성 제고·신산업 촉진을 위한 경제규제 혁신 방안 등을 논의하려던 회의는 기약 없이 밀리게 됐다.최 부총리가 이날 오전 연례 협의차 한국을 방문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와 만나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 등을 설명하려던 일정도 마찬가지로 취소됐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예정된 경기 이천의 대설 피해지역 현장 점검과 안산 선감학원 사건 국가 사과 일정을 모두 취소했으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비상계엄 선포 해제 상황에서 모든 대외 일정을 취소했다. 안 장관은 이날 한국GM 공장 방문, 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 종합 준공식, 인천남동산단 문화융합 협의체 발족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다.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오전에 산업단지 방문을 마치고 오후에 몇몇 산하기관과 함께 올해 공공주택 공급 실적과 향후 공급계획 점검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돌연 취소됐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계엄이 선포됨에 따라 이날 예정된 외부 일정을 취소했으나, 해제되면서 일정 참여 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이기일 1차관이 참석해 개최하려던 자립준비청년 장학금 지원사업 업무협약식 일정을 연기했다.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예정된 지방 일정을 취소하고 경제관계장관회의 참석 후 집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대기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전날 환경부 주요 간부들과 전화회의를 진행하고 전 직원에게 "각자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임무와 역할에 충실해달라"라고 당부했다.한편, 정부는 최 부총리 주재로 이날 오전 10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국민·기업·정부 등 각 경제주체들이 합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도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이 신속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