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의료진 궐기하는 결과 야기시킬 우려주수호 전 의협회장 "레임덕은 데드덕이 됐다"보건당국, 긴급간부회의 소집… "안정화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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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여파 속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계엄 포고령에 적시된 파업·현장 이탈 의료인 48시간 내 복귀 명령 때문이다.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서 비롯된 의정갈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란 예상이다.정부는 취임 초부터 주요 국정과제로 의료개혁 등을 외쳤지만, 이번 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과 의료계 관계가 악화되면서 개혁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정부의 의료개혁 등에 반발해 집단 행동을 하는 의료진들이 궐기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4일 박단 전공의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의협회장)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해 "오늘부로 레임덕은 데드덕이 됐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전날 '반국가 세력 척결'을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에는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계엄사령부가 제시한 시점인 48시간은 5일 오후 11시로 이 시간까지 진료현장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는 계엄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따르면 계엄사령부는 계엄령 위반자를 영장 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다.그러나 전공의는 이미 사직 처리됐기 때문에 포고령에서 언급한 파업·이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계엄선포 직후 "현재 사직 전공의로서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며 "사직 처리된 전공의는 각자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절대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비상계엄이 6시간만에 해제되면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 해보인다. 특히 의료개혁과 관련해선 '대통령실을 제외하고 야당이 주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다시 만들어 2026년 정원 동결 등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이번 계엄사태로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등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개혁을 하려면 정부 측의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계엄 시도 실패로 윤 대통령은 힘이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버렸다"고 설명했다.이 평론가는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총선 때부터 시작됐는데 지난밤 사태로 더 심해질 것"이라며 "낮은 지지율과 빈약한 기반 세력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을 빠르게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에 따른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보건당국은 취약계층 보호와 필수의료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히며 상황을 안정화 시켰다.복지부는 내부에도 "상황이 정상화된 만큼 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책임과 의무를 다해주기 바란다"고 공지했다.조 장관은 비상관계장관회의 참석을 제외한 외부 일정을 취소한 채 상황에 대응 중이다. 이기일 1차관이 참석하려던 자립준비청년 장학지원사업 업무협약식 일정도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