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로1 책임준공 미이행…지난해 2월에도 323억 채무인수부채비율 434%·영업손실 212억…중견·중소사 재정난 우려'법정관리' 안강건설도 책준에 발목…"정부대책 타이밍 늦어"
  •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수백, 수천억원대 채무를 떠안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시장호황기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맺은 책임준공 확약이 건설업계 줄도산을 가속화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시공능력평가 138위 안강건설도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책임준공 관련 채무인수로 재무부실이 심화됐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주목받던 범양건영(시평 182위)도 1000억원을 웃도는 책임준공 채무를 떠안을 위기에 놓이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줄도산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범양건영은 지난 17일 '서울 마포로1구역 제28·29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복합시설 신축공사'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1098억원 규모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621억원의 176%에 달하는 규모다.

    시행사와 합의해 당초 도급계약상 준공기한을 기존 2월13일에서 4월13일로 연장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약정상 책임준공(2월17일)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원채무자인 시행사와 중첩적 채무인수가 발생한 건이라고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준공 후 분양잔금 및 미분양 담보대출 등을 통해 PF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범양건영은 지난해 2월에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323억원 규모 채무를 인수한 바 있다.

    경영상황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34%로 적정기준인 200%를 훨씬 웃돌았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212억원으로 전년동기 10억원에서 적자폭이 2020%나 폭증했다.

    범양건영은 모듈러주택 부문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로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업계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82위로 2023년 171위에서 11계단 떨어졌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업계에선 책임준공 확약으로 인해 중견·중소건설사 재정난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재정여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들은 한두 건의 채무만 떠안아도 회사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탓에 분양대금으로 채무를 갚는 것도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법정관리를 신청한 안강건설도 시공을 맡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물류센터 현장에서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830억원 규모 PF채무를 떠안으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정부는 3월중 책임준공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건설업계는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우선 준공 지연기간에 따라 채무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책임준공 기한부터 30일 전까지는 채무인수 금액 20%, 30∼60일까지는 40%, 60∼90일까지는 60%, 90일이상은 채무 전액을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에만 인정해주던 책임준공 기한 연장사유도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나 전염병·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확대한다.

    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책임준공 확약 관련 대책은 지난해 하반기엔 나왔어야 했는데 다소 늦은감이 있다"며 "특히 원자재값과 공사비를 잡지 못하면 준공기한을 90일 넘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할 수 있어 대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