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수장 들 국회의장 찾아탄핵 공백에 경제정책 혼란 최소화 당부누더기 예산·거부권·1월 추경론까지 불확실성 고조정책 주도권 두고 대립 심화… 경제계 불안감 다독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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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단체장들이 간담회를 가진 모습ⓒ한국경영자총협회
탄핵정국, 트럼프 2기 출범 등 갖가지 겹악재를 맞은 경제계가 행정부로, 입법부로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여야가 정책 주도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17일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열고 간담회를 열었다. 최태원 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윤진식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등 수장들이 총출동했다.이날 경제단체들은 여야가 협치로 국정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손 회장은 "계엄에서 탄핵으로 이어진 최근의 정치적 혼란은 내수는 물론 외환, 금융시장까지 전방위적으로 불안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정도로 위축됐고, 골목상권의 붕괴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가중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위기 극복과 경제 안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국회도 경제살리기를 위한 입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기업들이 안정적인 투자와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노력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대한상의는 "혼란스러운 정국이 조속히 안정되고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국회와 정부가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하지만 초유의 대통령 공백사태에도 여야는 강행 입법과 권한대행의 거부권 등을 거론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양곡법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소극적 권한행사를 넘어선 적극적 행사는 무한정쟁과 갈등만 유발할 뿐"이라고 주장했다.여기에 야당이 강행처리하며 누더기가 된 내년 예산안과 일각에서 제기되는 1월 추경론 등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상이다.경제계는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경제법안부터 서둘러 실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산업 특별법, 첨단산업 기금법, 인공지능 특별법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법안들이다.여기에는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를 실행한 기업에게 세액을 직접 환급해주고 보조금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또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연장하고, 국가 핵심기술 유출사범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는 법안도 거론된다.경제단체들은 전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정공백 최소화와 혼란 진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피해가 특히 커지고 있다"면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중심을 잡고, 여야정 협의체가 꾸려질 경우 경제계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 부총리는 연내 반도체 특별법 등을 처리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국회와 적극 소통하면서 안정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 법안들이 연내 처리되도록 경제계의 목소리를 정성껏 국회에 설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재계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다소 안정되던 환율이 여야 기싸움이 불거지면서 다시 강세로 돌아설 정도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고조되는 경제·산업 부문 불안감을 다독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