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기업·노동계, 위기 극복 머리 맞대야”“근로시간제도·임금체계 개편 시급”“노사관계선진화도 늦출 수 없어”“정부, 규제 혁신·세제 환경 개선해야”
  •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정치적 혼란과 경제위기가 겹친 위기의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협력하고 본연의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29일 손경식 경총 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 침체와 글로벌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되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연말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비롯된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에도 경기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을 우려했다. 

    손 회장은 “내수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 수출환경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도 매우 높아져 원자재·부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졌고 반도체, 인공지능(AI),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위기가 복합된 거대한 위기 상황인만큼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으고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경제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노동계 역시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파업을 자제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손 회장은 “경제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국가 경쟁력과 역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 전반의 낡은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선 그는 “경직된 우리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근로시간제도의 유연성 확대와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하다. 근로시간의 양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근로자들의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업무 특성에 맞게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체계가 직무와 성과에 기반하여 공정하게 개편되어야 하고,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돼야만 정년연장 문제도 실질적이고 유연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노사관계 선진화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에 부여된 권리에 비해 기업의 대응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은 노사관계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노사관계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점거 금지와 같은 노동 관련 법·제도의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활성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규제를 혁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세제 환경을 글로벌스탠다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법인·상속세는 투자 기피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대한민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라며 모든 국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 위기를 돌파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까지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의 눈부신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