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원료 수입에 대한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 불가피"화장품 브랜드 정체성 고려, 수입 원료 대체 어려울 것으로 판단패션업계 환헷지 실행했지만 장기화 우려… "대체 국내 소재 발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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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대표 생활소비재인 화장품, 패션 의류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 원가 부담 가중 등의 영향을 받아서다.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원료·원부자재를 사들이는 뷰티·패션사들은 고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앞서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했다.업계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iM증권 등 전문가들은 대내외 각종 악재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이번주 최대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내년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돼 달러가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이날 발표한 '2025년 글로벌 경제 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 정책 시행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추세 정체 우려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 가성비를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는 뷰티 중소·인디기업을 비롯해 대기업들은 화장품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뷰티 업계 관계자는 “자사는 원료의 수입 비중이 높고, 일부 원료를 비축해두긴 하나 현재 환율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장기화 될 경우에는 원료 수입에 대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뷰티 관계자는 “환율 폭등에 따른 원재료 비용 상승에 대한 압박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화장품 업계에 우려의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이 클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특히 뷰티업계에서는 가격 방어 전략으로 원료 수입의 새로운 공급처를 찾는 대응도 어렵다. 화장품 원료를 내세워 뷰티 브랜드 정체성을 내세우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장품의 원료를 바꾸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쉬운 일은 이니라는 것이 뷰티기업들의 입장이다.패션사들은 뷰티사 보다 직수입 브랜드 본사와 협상, 원부자재 수입 대체제를 찾는 등 한결 탄력적으로 움직이면서 가격 인상을 방어해 나갈 방침이다. 단기적으로 환헷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지만 고환율이 장기적으로 지속 될 경우 이에 맞는 장기 플랜이 필요하단 입장이다.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의 경우 외부 요인인 환율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은 어렵다”면서도 “수입 소재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통해 꼭 필요한 수입 소재만 셀렉, 대체 국내 소재 발굴 등 여러 가지 방안들로 수입 소재 가격 상승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패션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단은 미리 환헷지를 해 놓은 상황이라 당장의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고환율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기업들이 직수입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수입 원가가 환율 때문에 높아진다고 해서 국내에서 임의로 가격을 인상할 수 없다”며 “대부분이 글로벌 본사 가격 정책에 전세계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