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항공주 전반 주가 약세…여행주도 줄하락연말 특수 앞두고 고환율·제주항공 참사에 섹터 투심 위축 증권가 "여객 수요 영향 불가피…단기 전망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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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이후 짓눌렸던 항공·여행주가 엎친데 덮친 격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악재에 맞닥뜨렸다. 정국 불안으로 촉발된 고환율로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여행 사고로 인한 불안이 확산하면서 항공·여행주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27일까지 대한항공(-9.75%), 아시아나IDT(-15.72%), 제주항공(-19.14%), 티웨이항공(-12.23%), 진에어(-12.67%) 등 항공주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한 이후에도 두 회사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했다.여행주들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9.00%), 모두투어(-7.41%), 노랑풍선(-4.37%) 등 주요 여행사들의 주가도 급락했다.비상계엄에 이어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면서 여행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특히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로 고환율이 지속된다는 점도 관련 섹터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항공업과 여행업은 대표적인 고환율 피해주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데다가 항공사 주요 비용인 연료비와 정비비, 공항관련비를 주로 외화로 결제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절상은 항공사의 비용 증가를 야기한다"며 "항공사 영업비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류비가 달러화에 연동되는 가운데 항공기 리스료·정비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엎친 데 덮친 격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터지면서 항공·여행주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대한항공(-1.29%), 제주항공(-8.40%), 티웨이홀딩스(-2.61%), 티웨이항공(-3.43%), 진에어(-2.42%), 노랑풍선(-1.38%), 모두투어(-1.02%), 하나투어(-1.62%) 등 주요 항공·여행주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연말 특수를 앞두고 주가 반등을 기대했던 투자자들도 울상 짓고 있다.지난주만 해도 최근 항공시장 재편과 전통적 성수기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며 저가매수 기회로 조심스럽게 비중 확대를 제시한 증권가 전망이 나온 바 있다.시장은 이번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여행·항공주 주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정비·기체 결함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나 향후 여객 수요 등을 고려할 때 항공주의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양승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원인은 미상이나 현재 버드스트라이크 등 영향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며 "향후 여객 수요 등 항공업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이번 참사로 항공 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항공업종 투자 판단에서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 현실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안은 어느 항공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분석했다.한편 전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는 활주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했다. 항공기 기체가 활주로 외벽과 충돌하면서 불길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전체 탑승객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 전원이 사망했다.정부는 이날부터 새해 4일까지 7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무안국제공항 현장과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 분향소가 설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