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객기 추락사고로 179명 사망사고 이후 항공권 취소건수 6만8천여건유족 대표, 애경·제주항공 겨냥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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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추락으로 인해 탑승객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주항공이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 1위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모기업 애경그룹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9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제주항공 7C2216편은 활주로 말단지점에서 이탈해 공항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했지만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게다가 다음날인 이달 30일에는 오전 6시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되면서 회항하는 일도 벌어졌다. 잇따른 사고에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달 29일 오전 0시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집계된 항공권 취소 건수는 6만8000건으로 파악됐다. 노선별로는 국내선이 약 3만3000건, 국제선은 약 3만4000건이다.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이달 30일 열린 3차 브리핑에서 “현재 항공권 판매와 취소 규모를 집계 중이지만 사고가 발생한 후 항공권 취소가 평소보다 많다”고 언급했다.LCC 1위인 제주항공은 내년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올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양사 자회사를 합친 통합 LCC 출범을 예고하면서 제주항공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다.하지만 이번 대형 사고 여파로 M&A 등 중장기 전략이 올스톱되는 것은 물론 사고 수습 및 피해보상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울러 LCC 업계에서 입지 약화도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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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10억 달러(약 1조4760억원) 규모의 배상책임보험이 가입되어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5개 보험사들은 항공보험의 99%를 영국계 재보험사에 가입한 상태다.이달 29일 영국 재보험사 관계자들이 입국하면서 제주항공은 보험사들과 유족에 대한 보상금 규모와 지급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게다가 이번 여파로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그룹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 브랜드 리스트와 함께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포스팅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과거 가습기 살균제 파동 사안이 거론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표는 이달 30일 “인재인지 자연재해인지 명확하게 사고 원인을 따져 유족들에게 정확히 알려주고 합당하게 보상해야 한다”면서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을 겨냥하기도 했다.한편, 국토교통부는 전날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한 제주항공 여객기 기종인 보잉 737-800에 대한 특별 전수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또한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를 확보했으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와 함께 사고원인 등에 대한 합동조사를 할 계획이다.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손상이 추정되고 있다. 다만 이번 추락사고에서 피해규모가 커진 이유로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의 둔덕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