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방화6·봉천14·방배7 등 3곳 수의계약 입찰공고공사비 평당 980만원도 외면…"선별수주 기조 강화"수주보다 증액 집중…"강남권도 경쟁입찰 담보 못해"
  • ▲ 아파트 재건축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현장. ⓒ뉴데일리DB
    도시정비사업 조합들의 시공사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1월에만 벌써 사업지 3곳이 수의계약 입찰공고를 낸 가운데 건설사들도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하는 등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는 분위기다. 공사비 상승에 정국불안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올해도 경쟁입찰보다는 건설사간 눈치싸움과 '빈집 공략'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조합은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사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해당사업지는 지난해 10월 기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 입찰공고를 냈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입찰참여 확약서를 내 유찰됐다.

    이에 지난 6일까지 두번째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건설사 한곳도 없어 결국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15일엔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조합이 수의계약 공고를 게재했다. 두번째 입찰에 단독참여한 GS건설의 수주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강남권 사업지도 잇단 유찰과 수의계약을 피하지 못했다.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은 두차례 시공사 입찰이 모두 유찰되며 이달초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지난해말 진행된 2차 현장설명회 당시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 한양 3개사가 참석해 경쟁입찰 기대감이 커졌지만 입찰참여 의향서를 낸 곳은 SK에코플랜트뿐이었다.

    이곳은 총공사비가 1772억2500만원으로 3.3㎡(평)당 980만원에 육박했음에도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았다.

    건설사들은 강남권 일부 사업지를 제외하면 경쟁입찰에 적극 뛰어들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환율이나 자재값 변동추이를 볼때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공사비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섣불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간 추후 공사비 증액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경우 최근 공사비를 기존 1조3229억2600만원에서 1조3817억9900만원으로 588억7300만원 증액했다.

    2021년 12월과 지난해 7월에 이어 세번째 공사비 인상이다.

    공사비 협상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간 갈등이 장기화되며 사업이 지연됐고 결국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 ▲ 재개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재개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올해에도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130.26로 공사비 급등전인 2020년 11월 100.97대비 29.0% 올랐다.

    기대됐던 시멘트값 인하도 시멘트업계가 매출부진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공사비를 증액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이달 GS건설은 능곡2구역 재개발사업 공사비를 3804억원에서 4702억원으로 증액했다.

    계룡건설과 코오롱글로벌도 각각 '판교 제2테크노밸리 건립공사', '휴먼파크장전 지역주택조합 주상복합 신축공사' 공사비를 늘렸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지난해보다 더 선별수주,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분위기"라며 "주택사업본부도 상징성이나 수익성이 큰 사업지만 선택적으로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압구정이나 반포, 개포 정도를 제외하면 유찰후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부연했다.

    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대업급 사업지라고 해서 무조건 경쟁입찰로 가란 법은 없다"며 "요즘 같은 상황에선 강남권 대형사업장도 단독입찰, 수의계약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