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선행지표' 일제히 하락…1월 매매 고작 175건강남3구도 거래절벽 현실화…전세값 86주만 내리막직전거래대비 보증금 1.1억↓…"상반기 약세 전망"
  • ▲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매물게시판.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매물게시판. ⓒ뉴데일리DB
    서울 집값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소위 집값 '3대 선행지표'로 꼽히는 전세값·거래량·낙찰가율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가격 하방압력이 거세졌다. 탄핵정국과 그로 인한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으면 서울 외곽에 국한됐던 하락세가 강남권 등 상급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175건에 그쳤다. 아직 월말까지 3주가량 남았지만 지난해 연중 최저치를 찍었던 12월 2494건을 밑돌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이 경우 서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3787건이후 4개월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그동안 집값상승을 견인해온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거래절벽을 피하지 못했다. 강남구는 전월 129건에서 5건, 서초구는 89건에서 7건으로 각각 줄었다. 송파구는 201건에서 6건으로 강남3구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거래량이 줄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거래액도 9억9544만원으로 전월 11억3228만원대비 1억3684만원 감소했다.

    또다른 집값 선행지표인 전세값도 본격적인 하락장에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6주만에 하락전환했다.

    이달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1차(825가구)' 등 입주장이 열린 성동구와 동대문구 전세값이 각각 -0.09%, -0.08%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73㎡은 지난달 30일 보증금 9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같은달 27일 해당면적 전세매물이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일만에 1억1000만원이 빠진 것이다.

    동대문구 장안동 '래미안 장안2차' 전용 81㎡는 지난달 9일 직전거래 보증금보다 6500만원 낮은 5억5000만원에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감액 갱신계약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삼부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6일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8000만원 낮은 6억2000만원에 갱신계약서를 썼다.

    성동구 I공인 관계자는 "전세가 하락이 입주장 영향인지, 전반적인 시장추세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지난해 11월경부터 매물은 계속 나오는데 문의나 거래는 줄어 가격도 단계적으로 하향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매물게시판. ⓒ뉴데일리DB
    통상 부동산시장에선 전세값 변동추이를 매매가격이 따라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전세보증금이 올라 매매가에 근접하면 내집마련이 활기를 띠면서 임대차수요가 매매로 넘어간다.

    반대로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매수요 및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매 낙찰가율도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지옥션이 공개한 '2024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 48.3%대비 8.5%p 하락한 39.8%를 기록하며 9개월만에 40%선이 무너졌다.

    감정가대비 낙찰가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가율은 91.8%로 한달전 94.9%대비 3.1%p 하락했다.

    낙찰가는 매도 호가나 실거래가 최저가를 바탕으로 써내는 가격이다. 경매 낙찰가율이 100%이상이면 집값상승 기대감에 응찰자가 몰려 경쟁이 치열한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이하이면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계절적 비수기에 정국불안, 경기위축까지 겹치며 서울 주택시장은 경매물건 증가와 거래량 감소, 가격하락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나 정치적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상반기까지 매매가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전세매물 부족 등을 고려하면 올하반기엔 시장흐름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