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인플레 대응 실패" 맹비난 Fed 금리 동결 직후 SNS에 비판글 게재한은, 연내 단 두 차례 금리 인하 나설 가능성
-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ed를 겨냥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막는 데 실패했다"고 맹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Fed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성 관념, 녹색 에너지, 가짜 기후 변화 등에 시간을 덜 썼다면 인플레이션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Fed를 향해 "우리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았다"면서 "Fed는 은행 규제와 관련해서도 끔찍한 일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그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Fed가 금리를 연 4.25~4.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Fed에 "즉각적인 금리 하락을 요구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하지만 29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미국의 "경제 활동은 계속해서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며 "실업률이 최근 몇달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됐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Fed는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각각 금리를 0.5%포인트, 0.25%포인트,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지난해 11월5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파월 의장은 "우리의 정책 입장은 이전보다 크게 덜 제한적이고,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면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또 "관세·이민·재정정책, 규제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도 언급했다.한편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면서, 한국은행도 향후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미국의 금리 인하 폭과 속도가 줄어드는 만큼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따른 미국과의 격차 확대와 원·달러 환율 급등을 내내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한은은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 비상계엄 이후 정세 불안 등에 따른 한국 경기 성장 부진으로 인해 2월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하지만 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지는 만큼 한은 역시 경기 부양만을 명분으로 계속 금리를 낮추는 데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월 인하 이후 한은이 연내 단 한 차례만 추가로 더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미국 물가 지표가 기존 전망보다 좋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연준 의장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만큼 연준은 1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한은이 연준 결정을 계속 의식할 텐데, 연준의 점도표를 고려할 때 연준이나 한은 모두 올해 많아야 두 차례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