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료계 비공식 만남 … 의정갈등 실마리 해소 기대정부, 의대정원 '제로베이스' 검토 … 감원 가능성은 배제정부·의료계 평행선 지속 … 합의 가능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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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 ⓒ뉴시스
의과대학 정원 확정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년째 계속되면서 2026학년도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내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한다는 목표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최소 3058명 최대 5058명' 내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나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의료계의 비공개 만남이 예고되면서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이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난다. 이들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 증원' 여파로 발생한 사태 해결을 위해 전공의 단체와 의대생 단체 요구가 관철돼야 한다고 밝힐 전망이다.의대 정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원 자체가 아닌 '증원 규모'를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2024년 정원에서 '감원'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의대 정원은 3058명부터 5058명 안에서 특정 숫자를 정하지 않고, 의료 인력 수급 추계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반영해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의료계는 여전히 의대 정원 확대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정원 확대보다 정상적인 의대 교육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교육 환경 개선과 의료체계 개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일부 의료계 인사들은 내년 정원이 3058명보다 더 적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더 나아가 일각에선 내년도에는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경한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국회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의료 인력 수급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의사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설치를 추진 중이다. 다만 추계위의 구체적인 권한과 인적 구성을 두고 각계의 이견이 많아 난항이 예상된다.지난 14일 공청회에서 의료계는 추계위에 의사를 과반으로 두고 의결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소비자단체나 학계 인사들은 의사 과반 구성에 반대하며 역할도 자문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부가 목표한 이달 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2월에 내년 의대 정원이 확정되면 대학들은 3월에 정원 안을 교육부에 제출한다.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심사 등을 거쳐 5월 각 대학이 확정된 입시요강을 공표할 수 있다. 남은 시간이 촉박한 셈이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불확실성으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입시 준비에서 큰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며 "정원 확정 전까지 합격 점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고, 이는 많은 수험생의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임 대표는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수능 준비를 반드시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많은 의대에서 특정 지정 과목으로 해놓은 '생명과학' 등도 집중 공부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이런 가운데 이날 열리는 국회의장과 의협 회장의 비공개 간담회가 논의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강경한 입장만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국회가 중재자로 나서 조율해야 한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작은 접점이라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