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보험료율 13% 인상엔 합의 … 소득대체율 두고 대립2월 넘기면 개혁 지연 … "2028년까지 미뤄질 가능성"특위 구성 vs 복지위 논의 … 여야 '절충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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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뉴시스
연금 개혁이 지지부진한 사이 연금 재정이 매일 885억원, 연간 32조원의 적자가 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연금개혁 시급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는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연금개혁 방향성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담판이 지어질지 주목된다.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내는 돈인 보험료율 9%,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 40%다. 복지부는 지난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2%로 조정하는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하루 885억원 상당의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지난 17일 KBS 라디오 '뉴스레터K'에 출연해 "지금 국민연금 하루 적자가 885억원이다. 이대로 가면 2041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56년이면 기금이 바닥난다"며 연금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소득대체율을 두고는 43~45%에서 줄다리기를 하다가 막판 정부와 여당에서 기초·퇴직연금을 포함한 구조개혁까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회기 내 처리는 무산됐다.여야는 연금개혁 논의 방식을 두고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동수의 연금개혁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먼저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을 처리한 뒤 '구조개혁'(퇴직연금·기초연금 개편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이처럼 '논의할 곳'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연금개혁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관가 안팎에선 연금개혁을 앞두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 차관은 "연금개혁이 2월을 넘기면 정치 일정상 2028년 총선 이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
- ▲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뉴시스
◇ 1년에 32조원씩 적자 … 개혁 않으면 2056년 기금 고갈 불가피연금개혁이 미뤄질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게 전가된다. 현재 국민연금의 적립금은 1000조원을 돌파했지만 현재 구조로는 2056년이면 기금이 소진될 전망이다.이 차관은 "지금 적립금이 많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며 "하루 885억원, 1년에 32조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고 경고했다.시간이 흐를수록 보험료율 인상 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40%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려면 보험료율을 19.7%까지 올려야 하지만, 정부는 현실적으로 13% 수준에서 조정하려 하고 있다.연금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과 연금 지급액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시스템으로, 일본과 스웨덴 등 여러 나라에서 도입했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득대체율을 42%로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지속 가능성은 굉장히 제한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성 유지를 위한 필요 조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 ▲ 국정협의체 실무협의. ⓒ연합뉴스
◇ 이번 주, 연금개혁의 분수령 … 개혁의 시급성에 여야 모두 '공감'이번 주는 연금개혁 논의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오는 20일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석하는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이 열린다. 같은 날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원회도 열려 모수개혁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박주민 복지위원장은 지난 14일 전체회의 당시 여당을 향해 모수개혁이 담긴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제2법안소위에서 심사해줄 것을 요청하고, 소위에서 심사가 안 될 경우 21일 전체회의에 상정해 심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이미 연금개혁에 대한 정부안을 제시한 만큼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연금개혁의 시급성을 고려해 최대한 속도가 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각계 전문가들도 연금개혁의 시급성에 목소리를 높였다.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지금을 놓치면 연금개혁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게 전가된다"며 "정치적 논쟁을 멈추고 국민 모두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야당은 연금개혁이 정부의 성과로 남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개혁에 협조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연금개혁 당위성 여부를 정치적 득실이 아닌 근본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