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국·미국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 테슬라·스즈키·현대차그룹 등 현지 공략 사활현대차 CEO, 수출 허브 중심 국가로 인도 낙점 기아, 인기 모델 셀토스·시로스 등 판매 확대 계획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로부터 기념품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로부터 기념품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자동차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분주한 가운데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현지 생산 확대 및 친환경 신차를 통해 성장 동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연간 40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판매 대수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인도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자동차 구매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그룹 싱크탱크 HMG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은 오는 2032년 6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인도 자동차 시장이 매년 4%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하면서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고성장과 더불어 실소득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인도를 격전지로 선정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말부터 인도에서 매장으로 사용할 공간을 물색해 왔다. 최근 뉴델리와 뭄바이에서 임차할 건물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인도 정부에 수입차 관세 철폐를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의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모디 총리와 회동하기도 했다.

    최근 테슬라가 받아 든 저조한 성적표도 인도 진출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과도한 유럽 지역 정치 개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올해 들어 유럽 현지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일본 스즈키도 인도 시장에 적극적이다. 전기차 전환에 대한 인도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인도를 전기차 수출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해 하반기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e 비타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실제 인도는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량의 3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현실화하면 한 해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 대를 넘어서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지 생산 확대와 친환경 신차 투입으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인도자동차판매사협회(FAD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각각 55만9984대. 23만7479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점유율 기준 현대차는 2위, 기아는 6위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지난 4일 인도를 방문해 인도 시장을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핵심 시장으로 낙점했다.

    무뇨스 사장은 "인도는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핵심 시장이며,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제조 및 수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인도에 전기차 공급을 확대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7월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 인도 주식시장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첸나이 1·2공장을 운용 중이며, 푸네 지역에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 2019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기아도 인기 모델인 셀토스, 시로스 등을 필두로 판매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인도자동차딜러연합회(FADA)가 지난해 9월 발표한 고객경험지수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종합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인도 중앙은행 (RBI)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인도의 통화정책 기조가 점차 완화되고 있어, 소비자의 이자 비용 부담 축소가 자동차 구매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