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콜레오스 필두 내수 시장 판매 3위 굳혀하이브리드 판매 2위 … 중형 SUV 경쟁서 선전리브랜딩 1년 성공 평가 … 다음 목표는 '수출'
  • ▲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
    ▲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
    올해 브랜드 전환 1주년을 맞은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를 필두로 내수 판매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의 경영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올 1분기 국내 판매량은 1만381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5415대)보다 155% 급증한 수치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 다음으로 많은 국내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중견 완성차 3사 중 월등한 수준이다. KG 모빌리티(KGM), GM한국사업장(한국GM)은 올해 1분기 국내에서 각각 7399대, 439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2.1%, 35.4% 줄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올해 1월 부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음에도 판매량이 크게 성장한 점이 주목할만하다. 회사는 앞서 1월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한 시설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2월부터 정상 가동에 돌입했다. 이 상황에서도 1분기 국내 판매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르노코리아의 1분기 국내 판매량 증가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가 주도했다. 그랑 콜레오스의 1분기 국내 판매량은 1만1526대로, 르노코리아의 1분기 판매량의 83.4%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그랑 콜레오스는 현대차와 기아가 독식하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으며(8위), 중형 SUV 시장에선 쏘렌토, 싼타페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 3월 기준 그랑 콜레오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는 그랑 콜레오스 전체 판매량의 85.5%를 차지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그랑 콜레오스는 작년 출시 이후 올해 3월까지 월평균 6100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3월 기준 국내 전체 차종 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라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 전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판매 2위를 차지했다"라고 말했다.
  • ▲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 ⓒ김병욱 기자
    ▲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 ⓒ김병욱 기자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브랜드 전환을 단행한 지 1년 만에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노코리아는 앞서 작년 4월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 공식 엠블럼도 기존 '태풍의 눈'에서 다이아몬드 형상의 엠블럼 '로장주'로 변경했다. 기존의 자동차 판매·제조사를 넘어 한국에서 사랑받는 모빌리티 브랜드로 나아가겠다는 의미에서였다.

    이는 특히 그룹 차원의 전략과도 맞닿아있는 선택이었다. 르노그룹은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기존 경영 방식을 탈피하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판매로 이어지는 새로운 전략인 '르놀루션' 전략을 약 4년간 펼치고 있다.

    실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신차 부재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던 회사의 성장을 위해 그랑 콜레오스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직접 신차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는 후문이다.

    신차 개발 프로그램 전문가이자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경력을 쌓아온 드블레즈 사장은 지난 2022년 3월 르노코리아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약 2년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안에 성공적인 신차를 출시를 이뤄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 일정에 맞춰 내실 다지기와 리브랜딩을 실시한 점이 인상 깊다"라며 "드블레즈 사장의 경영 전략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빛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는 물론 실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은 점은 그랑 콜레오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좋은 반응이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입소문을 제대로 타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완성차 업체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모습이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그랑 콜레오스 판매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차 '오로라2(프로젝트명)'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쿠페형 SUV로 알려진 오로라2 국내 출시로 국내 판매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랑 콜레오스의 수출에도 힘쓸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판매 확장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수출 시장으로 유럽 대신 중동, 호주, 중남미 등을 점찍었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이달 수출용 그랑 콜레오스를 E-테크 하이브리드 814대, 가솔린 모델 388대 등 총 1202대 생산,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달 187대를 처음 수출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생산량을 6배 이상 늘리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는 내수 실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그랑 콜레오스가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