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630만 원 올라 … 車 커뮤니티서 불만 쏟아져편의 사양 기본 적용 명목에도 가성비 떨어진다는 지적업계, 엑센트‧K3·SM3 등 소형 세단 생산 잇따라 중단車는 국가 기간산업 … 사회초년생 첫차 부담 줄여줘야
  • ▲ 현대차 2026 아반떼 ⓒ현대자동차
    ▲ 현대차 2026 아반떼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세단 아반떼를 출시한 가운데 가격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기본 사양 이외에 선택옵션이 없는 이른바 ‘깡통차’가 2000만 원을 넘으면서 생애 첫 차 구매 부담이 커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더 뉴 아반떼의 연식 변경 모델 '2026 아반떼'를 출시했다. 이전 모델인 2025 아반떼를 작년 6월 출시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번에 출시된 아반떼는 성능 부분에서 기존 아반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편의 사양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버튼 시동&스마트키, 스마트키 원격시동, 웰컴 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도어 포켓 라이팅(앞) 등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다.

    가격은 또 올랐다. 최저 판매가 모델인 '가솔린 1.6 모델 스마트' 트림 기준 판매가는 2034만 원으로 기존 대비 40만 원가량 상승했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의 가장 기본 세단의 최소 가격이 2000만 원대가 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약 5~6년 전만 해도 아반떼는 사회초년생들이 인생 첫 차로 구매하는 데 있어서 좋은 선택지 중 하나였다. 실제 2019년형 1.6 가솔린 모델은 1404만 원부터 책정, 2026년형 대비 무려 44.8%(630만 원)가량 저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반떼는 2020년에 들어서면서 옵션으로 추가해야 하는 사항들을 기본으로 적용함과 동시에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씩 가격을 올렸다"라며 "그 사이 자동차 자체의 성능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 ▲ 한 자동차 커뮤니티 갈무리
    ▲ 한 자동차 커뮤니티 갈무리
    아반떼와 경쟁할만한 소형 세단이 한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든 점은 특히 사회초년생들에겐 부담이다.

    앞서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소형 세단 생산을 잇달아 중단했다. 

    현대차는 아반떼보다 작은 소형 세단 포지션을 담당했던 엑센트를 지난 2019년 국내에서 단종했으며, 기아는 2017년 국산 소형차의 간판 브랜드였던 프라이드를, 지난해에는 준중형 세단 K3를 단종시켰다. 르노코리아도 SM3(2020년)를, 한국GM도 스파크(2022년)를 단종했다.

    특히 2012년 출시 이후 준중형 세단으로서 많은 사회초년생에게 사랑받아 온 K3의 경우 아반떼 경쟁 모델로 자리 잡았으나, 판매 부진을 이유로 단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아반떼가 사실상 국내 유일의 준중형 세단 모델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로 범위를 넓히면 선택지가 있지만, 이들 차량의 가격은 4000만~5000만 원을 넘어선다"라며 "준중형 세단은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인데, 소비자로선 사실상 선택지가 아반떼밖에 남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작은 차들이 자리를 잃는 것은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레저 등 여가 활동이 늘고, 작은 차를 선호했던 여성들마저 SUV로 시선을 돌리면서 '작은 차'의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이루는 현대차·기아가 수익성을 이유로 소형차들을 단종시킨 건 이른바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큰 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익을 낼지라도 소비자들이 작고 저렴한 차를 살 수 있는 선택지를 한두 개쯤은 놔둬야 한다"라며 "사상 최대 매출을 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앞장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단종시킨 엑센트의 경우 인도에선 '베르나'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잘 팔고 있다"라며 "수익성이 덜하다고 해서 국내에서 소형 세단을 모두 없애버린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