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캐나다, AI 생성 레시피에 맞서 KFC 치킨의 오리지널리티 강조KFC, "프라이드 치킨만큼은 원조에게 맡겨달라" AI에 당부"맛에 대한 신뢰는 주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쌓아가는 것"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Courage 대행
  • 인터넷 상에는 '프라이드 치킨 황금 레시피'로 불리는 수천개 이상의 치킨 조리법이 공유되고 있다. 저마다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이 레시피들을 조합하면, 프라이드 치킨의 원조라 불리는 KFC 치킨의 맛을 넘어설 수 있을까?

    KFC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과 경쟁해 그 답을 내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FC 캐나다는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최고의 레시피'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과, 지난 1952년 탄생한 KFC의 오리지널 프라이드 치킨 맛을 비교하는 소비자들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담은 신규 캠페인 'KFC vs AI(KFC 대(對) AI)'를 선보였다.

    KFC 캐나다는 먼저 온라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치킨 레시피를 AI에게 학습시킨 후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를 모두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궁극의 레시피를 만들어 달라"고 명령을 내렸다. 

    KFC는 AI가 최종적으로 생성해 낸 '최고의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 그대로 프라이드 치킨을 만들었고, 동시에 KFC만의 오리지널 레시피로 프라이드 치킨을 튀겨냈다. 이후 두 가지 치킨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맛 테스트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공개했다.
  •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치킨 중 한쪽은 AI가 만들었다구요?", "치킨 맛은 똑같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의심쩍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두 가지 프라이드 치킨을 각각 맛보기 시작한다.

    첫 번째 프라이드 치킨을 먹은 사람들은 "이건 맛있다. 괜찮다", "시즈닝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그렇치만 크게 나쁘진 않다"와 같은 애매한 평가를 내놨다. 치킨을 먹으며 크게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내비친 사람은 없었다.

    두 번째 프라이드 치킨의 맛 테스트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반전된다. 사람들은 프라이드 치킨을 한 입 베어 물자마자 뭔가를 알아 챘다는 듯이 "오!", "음음", "예(yeah)!"와 같은 감탄사를 뱉으며 환하게 웃기 시작한다. 이어 "정말 바삭바삭하다", "이건 100% KFC", "이건 비교가 안된다", "이 맛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하며 KFC 치킨의 손을 들어준다.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한 한 사람은 "AI는 치킨보다는 대학 에세이와 이메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AI에게 조언했으며, 또 다른 사람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AI가 무섭다. 나는 터미네이터 치킨은 먹고싶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광고는 마지막으로 "AI는 물론 많은 것을 해 낼 수 있다. 그러나 프라이드 치킨만큼은 원조에게 맡겨라"라는 핵심 메시지를 강조한다.

    KFC 캐나다는 오는 3월 19일 토론토 KFC에서 열리는 공개 행사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AI가 생성한 레시피로 만든 치킨을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KFC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공개해 누구나 KFC 오리지널 치킨을 맛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 KFC캐나다의 'KFC vs AI' 캠페인. ©KFC
    ▲ KFC캐나다의 'KFC vs AI' 캠페인. ©KFC
    KFC 캐나다의 이번 캠페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보다 더 똑똑한 존재로 불리는 AI조차 KFC 오리지널 레시피의 맛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며 KFC의 맛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AI 시대에도 인간만의 섬세한 감각과 개인적 경험 등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AI라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역으로 브랜드의 전통성과 정체성, 인간적인 가치를 부각시키는 똑똑한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줬다. AI를 단순히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AI와 인간의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구도를 설정해 난무하는 AI 광고 속에서 차별화를 이룬 점도 돋보인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한 것은 물론, AI 레시피로 만든 치킨을 맛 볼 수 있는 행사를 열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폭넓은 소비자 접점을 마련했다. 

    조던 시퀘이라(Jordan Sequeira) KFC 캐나다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부문 시니어 마케팅 매니저는 "(맛에 대한) 신뢰는 주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쌓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캠페인은 팬들이 의미있고 깊이 있는 방식으로 우리 브랜드에 참여하는 것을 최우선시 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레시피부터 AI가 생성한 최고의 레시피를 테스트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팬들을 우리 브랜드와 스토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을 대행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커리지(Courage)의 다발 바트(Dhaval Bhatt) 공동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o-Chief Creative Officer)는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단순히 AI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AI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해 KFC의 맛과 품질 점수를 향상시키는 비즈니스 목표를 매우 흥미롭고 관련성이 높은 방식으로 달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