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기계장비’, 1주일간 13% 상승 … 산업지수 중 1위로보로보, 53%대 폭등 … 로봇 관련주 일제히 급등세산업부, 40개 단체와 연합체 출범 … 정부 관심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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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로봇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미래 먹거리인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 확대된 가운데, 한국도 정부 주도 연합을 출범하면서 ‘K-휴머노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로봇 관련주들이 포함된 ‘KRX 기계장비’ 지수와 ‘KRX 300 산업재’ 지수는 최근 1주일(9~15일) 동안 각각 13.13%, 10.17% 상승했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의 KRX 산업지수 중 수익률 기준 상위 1, 2위다. 이 기간 ‘KRX 기계장비’ 지수와 3위 ‘KRX 유틸리티’와의 수익률 격차는 4.65%포인트에 달한다.

    같은 기간 종목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로보로보는 53.40%나 폭등했고 ▲알에스오토메이션(34.21%) ▲두산로보틱스(27.43%) ▲휴림로봇(25.07%) ▲엔젤로보틱스(18.69%) ▲클로봇(18.58%) ▲레인보우로보틱스(18.30%) ▲티엑스알로보틱스(15.69%) 등이 일제히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가장 각광받는 산업 분야 중 하나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을 잇달아 출시하는 추세다.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각각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을 15일 동시 상장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의 선두 주자로 알려진 미국에서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부터 자사 공장에 활용하고 내년부터는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5’에서 자사 AI 칩 기반 개방형 휴머노이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인 ‘GR00T’와 AI 개발 플랫폼 ‘Cosmos’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밖에 메타는 최근 리얼리티랩스 부문 내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전담팀을 꾸렸으며 애플도 로봇 기술 관련 인재들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구글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이 처음 등장한 이후 경제성은 점점 더 개선되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노동 비용은 높아지는 반면 로봇 제작에 필요한 비용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미국 기업들은 AI 발전에 발맞춰 로봇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새로 출범한 트럼프 정부가 미국 제조업 부흥을 꾀하는 과정에서 로봇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 3월 5일 개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과학기술의 혁신을 통한 중국 진흥 전략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으며 휴머노이드 단어도 올해 정부공작(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AI를 비롯한 휴머노이드를 차세대 국가 전략 기술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며 과거 중국 정부에서 천명한 특정 산업·기술 육성 의지는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왔는데, 대표적인 예가 산업용 로봇 시장”이라며 “지난 2010년 당시 중국은 산업용 로봇을 단지 많이 소비하는 국가 중 하나였지만, 로컬 산업용 로봇 업체가 등장함에 따라 일본, 독일향 산업용 로봇 수입 물량이 감소하고 일부 개발도상국 대상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자국 산업용 로봇 제품을 수출하면서 지난해 중국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 또한 이같이 빠르게 결실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중국은 2023년 11월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발전 지도 의견, 2024년 1월 미래산업 혁신 발전 촉진 실시의견 등 일찌감치 휴머노이드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준 바 있는데, 이후 샤오펑(Xpeng), 광저우자동차그룹(GAC) 등 주요 완성차·테크 기업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돌입했으며 러쥐 로봇(Leju Robot), 애지봇(Agibot)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스타트업 규모의 업체들 또한 제품 공개와 함께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유비텍(UBITEC) 등과 같은 업체는 자사 제품을 실제 판매하기 시작했거나 주요 완성차 공장에 시범 투입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도 정부 주도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기술 경쟁에 참전했다. 지난해 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제7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주재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했다.

    또한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약 40개 단체와 함께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했다. 연합은 ▲로봇 AI 공용 모델 개발 ▲휴머노이드 핵심기술 개발 ▲AI 반도체, 모빌리티용 배터리 등 개발 ▲스타트업, 인력 등 양성 ▲공급-수요기업 간 협력 강화 등 5대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기업, 대학, 정부 기관·단체 협력으로 2028년까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고 2030년까지는 1조원 이상의 민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투자 금액, 모델 개발 완성 시기보다는 휴머노이드에 대한 정부 관심이 지속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로 해석했다”며 “출범식을 통해 로봇 기업들이 제조 현장에서 휴머노이드를 도입할 수 있는 수요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