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대출 71조6000억원 … 전분기比 9000억원↑해약·효력상실환급금 50조 육박 … 상실 보험 5년만에 28만 건↑하반기부터 고령층 우대금리 시행…연 331억 이자 절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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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 파고가 보험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보험 계약자들이 보험을 해지하거나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이라 불리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고령층의 부담을 덜기 위해 하반기부터 우대금리 제공 방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보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장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형 대출' 증가세 … 해약·효력 상실 보험 5년 만에 28만 건 증가3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13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약관대출은 7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000억원 늘었다.약관대출은 해약환급금의 50~90% 범위 내에서 담보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대출 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중·저신용자나 고령층이 주로 활용하며, '불황형 대출'로 불리기도 한다.이와 함께 해약환급금도 증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22곳의 누적 해약·효력상실환급금은 49조4824억원으로 약 5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해약·효력 상실 보험 역시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에 28만 건 증가했다.보험계약을 중도 해지하면 가입자는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는 경우가 많고 재가입이 거절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해지를 선택한 고객이 늘어났다는 것은 가계의 보험료 납입 여력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생보사별 해약환급금 규모는 삼성생명이 11조697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5조8081억원) △교보생명(5조2201억원) △미래에셋생명(3조7676억원) △신한라이프(3조414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효력상실환급금은 △삼성생명 2319억원 △한화생명 2315억원 △신한라이프 2095억원 △교보생명 1847억원 등으로 집계됐다.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험계약 해지의 특징' 보고서를 통해 "보험계약 해지의 원인은 주로 목돈필요 유형의 해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납입부담 보험계약 해지에는 연체 등 소비자의 경제적 어려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어 "보험사는 보험계약의 유형별로 차별화된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보험 계약 해지에 따른 보장공백을 막기 위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업계 "중장기적인 계약유지 지원책 병행돼야"보험계약 해지와 약관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특히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고령층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우대금리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문제는 과거 고금리(6~8%) 상품에 가입한 고령층의 경우 해당 상품의 부리이율이 보험계약대출의 기본금리로 적용돼 대출금리 자체가 높게 설정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체 고금리 계약대출 중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령층의 이자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제6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계약대출 우대금리 제공 방안을 발표했다. 보험협회 모범규준 개정과 보험사별 세부 운영기준 마련을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당국은 약관대출 금리 체계를 개편해 우대금리 항목을 신설하고,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할인 폭을 설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대출에도 적용되며, 우대금리 10bp(0.1%p)를 적용할 경우 연간 약 331억6000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우대금리 제공 대상은 △회사가 정하는 일정기준을 초과하는 고금리 보험상품의 계약자가 대출을 받는 경우 △취약계층의 급전대출일 소지가 높고 온라인 채널 등 다른 우대금리 접근이 어려운 고령자 △주요 업무원가가 낮은 비대면 온라인 채널 이용자 △일정기간 대출이자 미납이 없는 건전차주 △보험료 미납 시 보험계약 유지를 위한 자동대출 실행 건 등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해지나 대출의 증가를 넘어서 지금은 보험을 유지하는 것조차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며 "이자 감면과 같은 소비자 보호 조치뿐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계약유지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