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주지사, 한국 기업 만나 LNG 사업 구체화 전망세아제강, 미국 LNG 생산능력 확대 과정서 수주 가능성↑막대한 개발 비용 및 물류 부담도 … "신중한 접근 필요"
  •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한-알래스카, 한-미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및 교역,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한-알래스카, 한-미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및 교역,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마이크 던리비(Mike Dunleavy)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방한해 국내 기업들과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세아제강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LNG 프로젝트의 경우 막대한 개발 비용 등 경제성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국내 기업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는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한국에 체류한다. 그는 한국 정부 부처를 비롯해 국내 에너지·철강 기업들과 개별 면담을 추진한다. 알래스카 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다. 

    던리비 주지사는 당초 예정된 1박 2일(24~25일) 일정에서 방한 계획을 하루 연장했다. 전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통상·에너지 당국자들과 만난 그는 이날 기업별로 1대 1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면담 일정이 확정된 곳은 SK, 포스코, 세아그룹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주 북부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남부 해안까지 1300km의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해 액화한 뒤 수출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다. 

    전체 소요 비용은 440억 달러(한화 64조 원)로 추산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연간 LNG 생산량 2000만 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프로젝트에 한국과 일본 등의 투자 참여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생산된 가스를 운송하는 LNG 메인 파이프라인 80만 톤과 그 외 기타 강관 수요가 4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세아제강이 호재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세아제강은 중소구경에서부터 대구경까지 국내 공장에서 LNG 프로젝트용 스테인리스(STS) 강관을 생산할 수 있다. 세아제강지주의 이탈리아 자회사인 이녹스텍까지 포함할 경우 총 11만3000톤 규모의 STS 강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특히 세아제강은 이미 과거 캐나다, 모잠비크 및 카타르 LNG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적이 있다. 이에 업계는 세아제강이 이러한 수주 이력을 바탕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수주에도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LNG 생산능력은 현재 4억1000만 톤에서 2028년~2030년에는 6억 톤으로 40~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특히 미국과 카타르가 주요 LNG 프로젝트들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을 촉구하는 등 각종 송유관 건설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세아제강의 경우 LNG프로젝트 관련 STS 강관 발주 확대가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던리비 주지사로부터 직접 구체적인 사업 계획 설명을 듣고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개발 난도가 높은 만큼 참여에 신중한 분위기다.

    특히 막대한 개발 비용과 물류 부담은 신중함을 더할 요소로 꼽힌다. 알래스카는 기존 LNG 수출 거점인 미국 걸프만 지역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혹독한 기후로 인해 건설 및 운영 비용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혹한의 기후를 뚫고 1300㎞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더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불투명한 사업 전망을 생각하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지만, 대만과 일본이 잇따라 이 사업에 대한 참여·투자를 약속하면서 한국의 처지가 난처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자체가 사실상 한국·대만·일본을 염두에 둔 사업"이라며 "정책적 협력이 뒷받침되면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서겠지만, 대만·일본 사례에 휘둘리지 말고 경제성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