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분만 의료체계 살릴 전방위 대책 수립부터산부인과의사회, 산과 인프라 현황 등 공개선진국형 협력체계 도입 … 의료진 인센티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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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을 담당하는 '산과 전문의' 부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 고령화는 물론 신규인력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고령의사 재취업 등 전방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7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저출산 등으로 인해 빅5병원 산과 전임의 수는 2007년 20명에서 올해 9명으로 절반 아래로 줄었고 게다가 지난해 의정 갈등이 불거지면서 전공의들마저 병원을 떠났다"고 밝혔다.이어 "분만 의료기관 감소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며 "2021년 기준 전국 63개 지자체에서 분만 병원이 전무하며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접근성이 낮아지고 있다. 고위험 임산부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의 고령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산부인과 전문의의 고령화 산부인과 전문의의 평균연령은 54.4세로 3명 중 1명꼴로 법정 정년인 60대 이상이었다. 30대 이하 전문의는 708명으로 전체의 11.6%에 불과하며 그중 30세 미만 전문의는 9명에 그쳤다.산부인과계에서는 전국 158명인 산과 교수가 2032년엔 125명, 2041년엔 59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위험 산모는 많은 서울 주요 병원 분만실에서는 '개원가 산과 전문의'를 긴급 수혈받아 궁여지책으로 대처하고 있다.산부인과의사회는 "산과 인프라가 무너진 상황이므로 은퇴한 산과 의사의 산부인과 재취업 관련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며 "경험이 많은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당장의 위협에서 나갈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진국형 산과 협력체계 도입의사회는 산과 의료기관간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에 게재된 '주요국의 임산부 및 신생아 진료협력체계 구축 현황 비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의료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의료서비스 질을 개선하고 있다.일본은 지역 기반 의료기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관리 수가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 간 진료 연계를 원활하게 해 보다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영국에서는 산모 건강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임신·출산·산후 관리 전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각 지역 내 의료기관이 협력하여 산모와 신생아가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호주는 계층별 주산기 네트워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병원을 배정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고위험 산모가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캐나다는 가정의를 중심으로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의료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네트워크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역 내 의료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고 산모와 신생아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의사회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협력체계 구축이 미흡하다. 의료진 인센티브 확대와 의료기관간 연계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사후보상 참여기관 10곳만 지정된 상태인데 여기서 제한하지 말고 지역 분만병원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2026년 이후 사업에서는 사후보상 사업 참여기관의 확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