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외인·기관 매도세에 12%대 급락산은 지분 19.5% 블록딜 추진 소식 영향“업황 의구심 아냐 … 조정 시 매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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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오션
한화그룹의 조선 부문 계열사 한화오션 주가가 10% 넘게 급락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보유 지분 19.5%를 장기적으로 전량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 고점·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이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단기 차익실현보단 조정 시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장(8만9300원)보다 12.09% 폭락한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7.95% 내린 8만2200원으로 출발해 장중 하락 폭을 넓혔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366만주, 1조9086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전체 종목 중 거래량은 상위 4위, 거래대금은 1위다.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한화오션 주식 422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3761억원, 기관은 48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각각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시가총액도 전날 27조3627억원에서 24조535억원으로 하루 만에 3조3000억원(-12.09%)가량이 빠졌다.이날 한화오션 주가 급락의 배경은 산업은행의 지분매각 소식으로 오버행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산업은행은 전날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은 19.5%(5973만8211주)로 이 중 4.3%인 1300만주를 먼저 매각했고 나머지 지분은 장기적으로 전량 정리할 방침이다.앞서 산업은행은 25년 전인 지난 2000년 출자전환을 통해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이어 2022년 한화그룹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겼지만, 지분은 보유해 오면서 23.1%를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랐다.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K-조선업의 호황으로 한화오션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실현 목적으로 지분매각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한화오션의 주가는 지난해 말 3만7350원에서 전날 기준 8만9300원으로 139.09%나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한-미 간 조선업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일각에서는 자산 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9%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또한 산업은행은 한화오션과 동종업계인 HMM 주식 36.0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특히 이달 HMM 전환사채(CB)에 대한 주식 전환권을 행사해 산업은행의 BIS 비율에 부담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주식은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자기자본비율 하락 요인이 된다. 이 가운데, 주가가 급등한 한화오션 지분매각으로 위험가중자산은 줄이고 BIS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증권가에서는 이날 한화오션은 산업은행의 블록딜 발표에 따른 오버행 부담이 작용하며 단기 차익실현이 나왔을 뿐, 업황에 대한 의구심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실제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조1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86억원, 2157억원으로 388.8%, 322.9%나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영업일 수 감소에도 생산성 개선, 고수익 선박 건조로 상선 부문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생산 공정 및 후판·외주비 안정화, 우호적인 환율의 영향으로 상선 부문 영업이익률도 9.1%까지 상승했다”며 “외부 변수(환율·후판가) 변동성이 있지만, 영업일 수 증가에 따른 생산량 증가를 고려하면 2분기에도 2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주요 주주의 단계적 지분 출회는 한화오션의 투자 센티먼트에 단기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파른 이익 개선 추세와 견조한 수주 환경, 미주 중심의 상선·특수선 사업확장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조정 시 비중 확대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다만,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지분매각에 대해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고점 판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아직 실적 개선세가 시작이라는 점과 미국발 특수선 수주 등 기업가치 상승의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모멘텀은 여전하다. 최대 주주, 산업은행, 국민연금 등 지분을 제외하면 실질 유통물량이 26.8% 수준이므로 산업은행의 지분매각은 유통물량을 늘려주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면서도 “다만, 주가 측면에서는 당분간 19.5%라는 오버행의 부담이 주가를 짓누를 수밖에 없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