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3월 예대금리차 1.38~1.55%pNH농협 1.55%p로 가장 커 … 신한·KB·하나·우리 순주담대 억제에 확대 추세 … 금리하락기 불구 이자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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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은행들의 대출과 예금금리 차이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가계대출을 잠재우기 위해 가산금리 인하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예금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다. 시장을 거스르는 관치금리가 은행 이자장사만 돕고 소비자 부담을 늘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공시한 지난 3월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8~1.55%포인트였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 같은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것으로 해당 수치가 커지면 은행들의 이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55%p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1.51%p), KB국민(1.49%p), 하나(1.43%p), 우리(1.38%p) 순으로 예대금리차가 컸다.

    전국 19개 은행 중에선 전북은행의 3월 예대금리차가 7.17%p로 압도적 1위였다. 2위는 한국씨티은행(2.71%p), 3위는 제주은행(2.65%p), 4위와 5위는 각각 토스뱅크(2.46%p), 광주은행(2.34%p)으로 2%p를 넘었다.

    은행에 따라 뒷걸음치는 달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와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당국이 은행들에 대출 수요 억제를 주문한 영향이다. 은행권은 이에 지난해 8월부터 가산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리고 아직 충분히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대금리차는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벌어지고, 인하기에는 축소되는 것이 보통이다. 예금은 만기 때까지 금리가 고정되지만 대출은 기준금리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변동금리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했음에도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것은 이 같은 시장 원리에 반하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엄정 관리 기조로 전환하면서 은행들은 대출을 늘리지 않고 대신 금리를 높게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3월 5대 은행의 가산금리는 2.64~3.72%로 지난해 3월보다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 대출금리 상승을 유도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의 관치가 시장 금리를 왜곡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소비자가 아닌 은행들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4대 금융그룹(KB, 신한, 하나, 우리)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10조 642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3% 늘었다. 금리하락기에 은행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것과는 정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