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하원 세입위원회 통해 법안 발의7500달러 세액공제 2026년 조기 폐지 골자전기차값 5600달러↑ 예상 … "소비자·업계 모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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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연합
미국 공화당이 전기자동차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발의했다. 통과 시 미국 전기차 시장에 수십조원을 들여 공장을 건설한 현대자동차그룹과 K-배터리 기업들에 파장이 예상된다.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이날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안이 담긴 ‘단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THE ONE, BIG, BEAUTIFUL BILL)을 공개했다.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으로 전기차 신차 구매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최대 7500달러를 공제해주는 기존의 세제 혜택을 내년 말까지 유지하되, 내년부터는 누적 판매량 20만대 미만 제조사의 차량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IRA에 따르면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하고 핵심광물 및 배터리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종의 보조금이다.누적 판매량 산출 기간은 2009년 12월 3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형 제조업체들은 이미 해당 기준을 초과해 사실상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리비안, 기아 등 일부 브랜드만 한시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마저도 2027년부터는 신차 세액공제가 완전히 사라진다.이는 2032년 말까지 제공키로 했던 세액공제 혜택을 내년 말까지만 제공, 폐지 시한을 6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전 정부가 대폭 확대한 친환경차 지원 정책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 재원 마련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중고 전기차(최대 4000달러) 및 상업용 전기차(최대 7500달러)에 대한 세액공제는 올해 말로 종료된다. 상업용 전기차 세액공제는 전체 전기차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리스(임대)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리스 고객들은 제조사가 세액공제 혜택을 가격 인하 방식으로 반영한 덕분에 매달 수백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 새 법안이 시행되면 전기차 리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세액공제가 폐지될 경우 현재 약 4만 5600달러인 전기차 평균 거래가격이 5만 1200달러로 56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이는 전기차 판매 감소로 이어져 전기차 제조업체들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독일에서도 세액공제가 폐지된 이후 전기차 판매가 27% 급감한 바 있다.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세액공제 폐지시 2027년 미국 전기차 판매가 30%, 2030년에는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의 시장점유율도 2026년 18%→13%, 2030년 40%→24%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세액공제 폐지는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미국 내 배터리·완성차 공장 신설, 일자리 창출, 배출가스 감축 등 친환경 정책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프리스턴대 연구진은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신규 전기차 공장 투자 계획이 100% 취소될 수 있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의 30~70%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미국 자동차 업계도 “세액공제 폐지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전기차 산업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 자동차 업계는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 둔화, 재고 증가, 소비자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전월대비 5% 감소했다.그럼에도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은 “기후정책 예산 낭비”라며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및 일부 저탄소 산업 지역구의 공화당 의원들만이 친환경 산업 보호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WSJ은 “전기차 세액공제의 존폐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친환경 정책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하원 세입위는 이번 주 안에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원에선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며, 상원으로 넘어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