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 소방자원 총동원공장 직원 1명 골절상, 소방대원 2명 화상 등 부상유독가스·분진 확산 … 주민들에 마스크 긴급 지원김문수·이재명 대선후보 "피해 복구에 만전 기해야"
  • ▲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진압에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경제와 타이어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소방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전국의 모든 소방자원을 총동원하고 나선 가운데 대선주자들도 ‘신속 진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17일 광주시, 광주소방본부 등 방재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1분께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7시간째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고 있다. 화재 발생 직후 초기 대응 1단계를 진화에 착수한 소방당국은 이후 불길이 확산하자 오전 8시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고, 오후 1시50분께 전국 소방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소방동원령으로 전환했다.

    해당 공장에는 타이어 원료로 사용하는 생고무 20t을 비롯해 대량의 인화성 물질이 적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전북·충남·전남·경남 등지에서 고성능 화학차 15대가 긴급 투입됐고, 대용량포방사시스템도 4만5000ℓ급 1기와 3만ℓ급 1기, 펌프차 등 장비 100대와 함께 인력 500여명이 화재 현장에 동원됐다.

    인명 피해는 비교적 경미했다. 약 400명의 근로자가 신속히 대피했으며, 고립됐던 20대 근로자 1명이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진압 과정에서 3차례의 붕괴가 발생했고, 3차 붕괴 당시 소방관 2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대원 1명은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1명은 1도 화상을 입은 채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전해진다.

    당국은 고무가 불이 잘 꺼지지 않은 재료인데다 대량이 저장돼 있어 완전 진화에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화재는 생고무 20t을 불태우며 건물과 건물을 잇는 ‘비트’ 형식의 구조물을 타고 옆 동으로 연소 확대되고 있다. 현재 공장 내 적재물이 완전히 불에 타야만 진화가 완료될 것이란 판단이다.

    당국은 화재 진화를 위한 소방용수 부족을 우려해 인근 주민들에게 수도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창문 단속과 마스크 착용을 당부한 상태다. 유독가스와 분진 등이 주변으로 확산하자 광주시는 마스크 8500개를 긴급 지원해 화재 현장 인근 거주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지역 경제와 타이어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평택, 곡성 등 국내 공장 3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핵심 생산기지다.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량은 국내 전체 생산량(2700만본)의 약 60%를 차지하며, 글로벌 생산량(6300만본)의 25%를 담당한다.

    화재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수백억원대의 생산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고 부족과 납품 지연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이어 산업 특성상 공급망 차질이 완성차 제조사에도 연쇄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화재는 6·3 대선 정국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주요 대선 주자들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에 대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신속히 진화해달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소방당국은 신속한 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달라”며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중삼중의 안전조치를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정부는 선거기간 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공장 화재 등 국민 안전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체계를 점검해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빨리 진화되고, 부상자도 반드시 완치되기를 바란다”며 “화재, 특히 노동 현장 화재는 앞으로 철저히 막고 이런 산업재해와 산업현장 화재가 없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도 “조속한 진화와 함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방 당국과 관계기관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주기를 당부한다”며 “저와 국민의힘도 조속한 화재 진화와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성명을 통해 “금호타이어는 노동자의 안전부터 최우선해야 한다. 화재 피해가 노동자와 협력업체에 전가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면서 “거대한 불길과 이로 인한 매연과 분진에 고통을 받고 있을 주민들도 살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