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콕 짚어 25% 관세 부과 예고6월 말 시행 … 美 점유율 2위 삼성 고민애플도 관세 맞지만 입장 달라 … 결단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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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에 25% 이상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스마트폰을 생산 하는 삼성전자에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관세가 현실화될 시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영업이익의 3분의 1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애플 외에도 관세 부과 대상이) 더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했다. 미국은 6월 말부터 애플, 삼성전자 등 동남아에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들에 최소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단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CEO에게 오래전에 알렸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더 내야할 것이고 삼성이나 제품을 만드는 다른 기업도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 ▲ 삼성전자가 이달 23일 출시한 갤럭시S25 엣지ⓒ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이달 23일 출시한 갤럭시S25 엣지ⓒ삼성전자
    관세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자 삼성전자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출하량 기준)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8%로 애플(6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 베트남, 인도를 비롯한 전 세계 8개 지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베트남을 생선 거점으로 두고 전체 스마트폰 생산의 절반 이상을 만든다. 미국에 스마트폰 생산 시설이 전무한 삼성전자 입장에선 당장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투자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업계에선 소비자 가격 인상, 생산지 이전 등이 대책으로 거론됐다.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에 한해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브라질 등으로 생산지를 옮길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장으로 짓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활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5 엣지를 출시하며 "가장 유리한 지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민석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공급의 원활함과 공급 지역을 고려할 것"이라며 "메이저 생산(에 집중하기) 보다는 각 공급 지역의 글로벌 생산에 맞춰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 갤럭시S25 시리즈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 갤럭시S25 시리즈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며 삼성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갤럭시 S시리즈 판매 호조를 빚으며 MX 사업부 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 MX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6조7000억원)의 절반 이상인 64%를 차지한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량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업계에선 미국 관세 정책이 스마트폰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스마트폰 재고, 정부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삼성전자가 베트남의 스마트폰 생산지 이전 없이 관세 부과를 100% 흡수한다면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조원 규모가 직접적 관세 영향에 노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당장 어떤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 가격에 일부 관세 인상분이 반영 되겠지만,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땐 이 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제조사(삼성전자)의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