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상태, 수익성 개선 위한 자구책 마련 취지3명 중 1명 계정공유, 제한 시 구독 중단 예상복수 구독자 이탈 우려한 부담 완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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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 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요금 인상과 더불어 계정공유를 금지하면서 두 개 이상 OTT를 이용하는 구독자들의 이탈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OTT는 계정공유 제한 정책 도입을 예고했다. 디즈니플러스는 24일부터, 티빙은 7월 1일부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멤버십은 동일 가구 내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별도 장소에서 이용하려면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티빙도 30일까지 기준 기기를 등록해야 하고, 등록 외 기기 접속은 차단한다.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해 2월부터 국내에 적용한 바 있다.

    해당 정책은 같은 IP를 사용할 때만 계정공유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가족 구성원이라도 거주지가 다르다면 계정을 공유할 수 없다. 최근 문제가 된 계정 정보 유출 방지 차원도 있지만 요금 현실화 차원에서 의미가 더 크다.

    OTT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들은 인당 평균 5개를 사용하며, OTT 이용률은 2020년 66.3%에서 지난해 79.2%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료결제 비율도 같은 기간 21.7%에서 59.9%로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는 반대로 사업자들의 손실은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낮은 구독료 탓도 있지만 주범은 콘텐츠 투자 비용이다. 회당 제작비에만 수 십억원을 사용하며 콘텐츠 인플레이션을 주도해 온 넷플릭스는 최근 배우 출연료 상한선을 4억원 선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OTT 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에 나선 바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달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과 베이식 요금제를 각각 5500원에서 7000원,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변경했다. 티빙도 2023년 12월부로 주요 요금제를 1600원에서 최대 3100원까지 인상했다.

    계정공유 제한 조치는 요금 인상보다 더 강력한 조치로 풀이되는데 그만큼 계정공유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 3분의 1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이나 친구 외에 별도 플랫폼을 통해서도 계정공유가 성행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계정공유 차단에 따른 구독자 이탈 우려가 나온다. 계정을 공유한다고 답변한 응답자 중 63.7%는 계정공유를 제한하면 구독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1인당 평균 구독 서비스 수는 2.2개, 유료 이용자 기준으로도 1.9개에 달한다.

    사업자들은 계정공유를 제한하는 대신 제휴와 광고요금제를 통해 구독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월 4900원의 네이버 멤버십 가입 시 광고 요금제를 제공하며, 티빙은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과 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유료 멤버십 대상자에게 제공됐던 쿠팡플레이는 광고 기반 무료 이용 방식으로 저변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 현실화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계정공유 제한 효과로 1인당 유료 구독 개수가 줄어든다면 단독 이용률이 낮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독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