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위믹스 86만6700개 보유 … 상장폐지 이후 가치 85% 증발빗썸 상장폐지에 지갑으로 출금한 듯 … 해외 거래소 망명 불가피2020년 위믹스와 블록 파트너 체결 후 5년간 보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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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위믹스(WEMIX)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폐지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거래가 막히면서 해외 거래소로 이전하는 이른바 가상자산의 망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는 일련의 사건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본 곳 중 하나다. 네이버는 위믹스와 관련 현재 85%에 달하는 손실률을 기록 중이다. 네이버는 기존 빗썸에서 자산을 보유해왔던 만큼 이번 상장폐지 조치 이후 해외 거래소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86만6700개의 위믹스를 보유 중이다. 

    네이버는 현재 보유량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네이버와 위믹스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매도했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네이버는 지난 2022년 위믹스가 유통량 허위 공시 문제로 상장폐지 됐을 때도 위믹스를 팔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빗썸을 통해 보유하던 위믹스를 출금해 지갑(콜드월렛)으로 옮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위믹스의 보관에 대한 것으로 이에 대한 거래를 위해서는 결국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산을 이전해야 한다. 위믹스는 상장폐지로 인해 국내 거래소 빗썸, 코인원, 코빗 등에서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 네이버의 사이버 망명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네이버 입장에서 위믹스에 대한 투자는 블록체인 분야의 투자 손실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이버가 위믹스를 보유하게 된 것은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현 네이버클라우드)는 위메이드트리(현 위메이드로 합병)와 블록체인 게임 및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위믹스의 블록 파트너로 합류했다. 위믹스의 플랫폼 기반 기술과 IT 인프라, 플랫폼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네이버는 빗썸과 업비트 등을 통해 위믹스를 사들였다. 네이버가 사들인 위믹스는 총 86만6700개. 취득가는 33억2700원 규모다. 위믹스 1개에 약 3838원에 사들인 셈. 문제는 그 이후다. 2021년 한때 2만원을 넘겼던 위믹스의 가치는 지난해 2000원대로 안착했고 이어 지난 2월 해킹 사건 이후 1000원 미만으로 추락하는 동전주로 전락했다. 결정적으로 지난 2일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이후 위믹스의 가치는 5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인마켓캡에서 위믹스는 584.6원에 거래 중이다. 네이버의 위믹스의 현재 자산 가치는 취득가 대비 -85.0%다.

    이런 위믹스가 다시 알짜 자산으로 거듭날지는 미지수다. 위메이드는 서울중앙지법이 위믹스의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자 곧바로 항고 절차에 들어간 상황. 이와 함께 글로벌 주요 거래소 재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폐지 후 1년 내 재상장을 금지한 국내 거래소에서 단기간 내 위믹스의 가치가 회복복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레이의 글로벌 확장을 통해 기존 온보딩 게임사들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가상자산 싱크탱크 대표 출신인 김용범 실장이 임명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법제화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고 전망했다.